[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소셜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금산 삼계탕

  • 입력 2011-01-14   |  발행일 2011-01-14 제42면   |  수정 2011-01-14
"왜 소셜커머스 신봉자냐고요?"…"박리다매로 젊은층 잡으려고요"
17일부터 SC멤버에겐 음식값 50% 할인…이번 말고도 20년간 무려 13번 혁신했죠
손님 구두 닦고…무료 관광버스도 몰고 조만간 손님 4명 이상일땐 케이크 무료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소셜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금산 삼계탕

◇ 금산 삼계탕의 무한 도전

대구의 대표 삼계탕 브랜드인 금산.

식당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변신을 해야 되는 지를 몸소 보여줬다. 지난 20여년간 충격파를 남긴 변신 횟수만 13차례나 된다. 들안길에 궁전 같은 대리석 건물을 신축한 것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김창민 대표(52)가 또 뉴 트렌드를 흡입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은 식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최근 창업한 수성구 중동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 아이원'과 손을 잡았다.

그도 그 업체에 간여하고 있는데 젊은 소비자들에게 기존 가격의 반값에 음식을 제공하면 그들도 정상가격으론 쉽게 먹을 수 없는 양질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이 경험이 토대가 돼 머잖아 대구에서 새로운 외식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2010년 5월부터 미국 그루폰을 모토로 한 소셜미디어(트위터, 페이스북 등)와 스마트폰 등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일종의 전자상거래라고 볼 수 있는 소셜커머스(이하 SC) 시장에 뛰어 든 김 대표를 만났다.


-S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뭔가.

"이제 식당간 경쟁은 한계에 왔다. 특히 젊은층을 사로잡는 식당이 강력한 승자가 될 수 있는 데 이들 대다수는 오프라인보다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식당을 찾아가기 때문에 그들을 잡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인증번호를 받은 회원에 한해 50% 할인된 가격(5천500원)에 삼계탕을 공급할 거다. 스마트폰 가입자수가 작년 600만명에서 올해 1천100만명으로 보기 때문에 소셜커머스는 대세인 것 같다. 나도 변하는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젊은 친구들과 일을 벌이고 있다. 이 일이 잘 되면 금산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다."


-기존 업체들이 많이 따라 올 것이라고 보는가.

"이제 신문에 끼어 들어오는 전단지로 식당을 홍보하는 시절은 지나갔다. 또한 예전에는 불특정 다수 홍보물을 보고 식당을 정했지만 이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식당을 찾아가면서 이용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SC를 부정할 수 없다."


-티켓아이원은 기존 SC업체와 다른 점이 있는가.

"고객에게 24시간 즉, 하루 동안 한 가지 상품만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고객들은 구매한 티켓을 문자메시지나 e메일로 전송받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SC 업체들 난립 중이고 광고수입을 올리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식당을 마구잡이로 회원사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같다.

"나도 3개월간 식당 사장을 만나 설득했다. 물론 우리가 잡은 식당 40개는 대구의 파워블로거들이 인정하고 이미 한번 검증된 업소들이라 다른 업체와는 차이가 있다. 또한 하루에 할인해주는 식당을 딱 한 곳만 정할 것이다. 더욱 폭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하루에 한 식당만 밀어준다

-하루에 한 곳만 밀어주는 이유는.

"많은 업체들이 상품을 판매할 경우 광고의 효과가 미비해진다. 너무 많은 상품을 판매할 경우 고객들이 기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하루에 딱 한 가지 상품만 집중해서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업체의 홍보 효과도 더욱 커질 게 아닌가. "


-일반 손님들이 반값 할인 손님을 보면 자기도 SC멤버가 되고 싶어할 것 같다.

"우리는 그걸 원한다. 결국 손님은 저렴한 가격에 최고로 만족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우리는 박리다매로 전보다 더 수익을 올리면 고객과 식당이 윈윈하는 것이다."


-일부 업소에서는 주말 바쁜 시간대에 SC멤버보다 정상가격을 내는 일반 손님들을 더 우대하면 결국 SC제도가 불신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SC로 식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반 손님과 SC멤버를 차별해선 안 된다. 일부 업소에서 차별하기도 하는데 우린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 금산의 놀라운 변신 시리즈


▶1탄=금산은 90년대초 들안길에 문을 열 때 10분 이상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닭갈비를 에피타이저로 내 히트를 쳤다.

▶2탄=주인이 직접 손님의 신발을 낮 12~오후2시 에 닦아줬다. 김 대표는 실제 15살 때 구두닦이를 한 경험이 있다.

▶3탄=95년쯤 단체 손님이 매상 20만원을 올려주면 국내 어디라도 35인승 4천400만원짜리 관광버스를 내주는 파격적 서비스를 한다. 실제 자신이 몰기도 했다. 손님들로서는 어차피 들어가야 될 비용을 주고 공짜 관광차를 탈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그래서 예약이 줄을 이었다.

▶4탄=전유성의 광고였다. 96년쯤 김 대표는 무턱대고 서울 인사동 전유성이 운영하는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을 찾아 광고제의를 한다. 두번 다 거절당한다. 어느날 동화사 근처에서 포장된 금산 삼계탕을 먹어본 뒤 그 정도면 믿을 수 있다면서 광고를 허락한다. 둘이 상의해 만든 카피는 대박이었다. '가슴에는 사랑가득 삼계탕에는 영양 가득 삼계탕도 자장면처럼 배달되는 금산 삼계탕 깍두기도 따라갑니다. 동생도 좀 밀어주십시오. 잘 생겼어요 형님보다'. 동생 창희씨는 현재 달서구 모다아울렛점을 운영하고 있다.

▶5탄=96년에 전국 식당 중에서는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가동한다. 그때 도메인을 'keumsan.co.kr'로 정했는데 금산군이 뒤늦게 금산을 포기하라면서 읍소하기도 했다.

▶6탄=구미에서 제2의 페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식수 파동이 일 걸 미리 감지하고 5천만원짜리 금산 전용 생수차량을 운행했다. 삼계탕에 수돗물이 아닌 생수를 사용한다고 자랑했다.

▶7탄=배달시스템을 도입한다. 97년 쯤 배달은 자장면에 국한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삼계탕 배달시스템을 가동해 현재 수성구와 달서구 전역을 배달권으로 만들었다. 조만간 대구 전역 1시간 내 배달권으로 만들 거란다.

▶8탄=2002년 일본에 가서 소형차량에 맞먹는 혼다 오토바이를 구입해 온다. 배달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금산을 알렸다. 아무리 달려도 시속 60㎞.

▶9탄=4년전부터 웰빙바람을 보고 삼계탕 특화 작전에 돌입. 상황버섯·흑마늘·해물·한방·송이·전복·산삼배양근 삼계탕, 닭죽 등 모두 8가지 변형 삼계탕을 선보인다. 앞으로 대리운전기사와 새벽 영업용택시기사를 위한 3천원짜리 닭개장과 닭죽도 출시할 계획.

▶10탄=지난해 1만2천원짜리 고급 짬뽕을 냈지만 참패를 당한다. 가격설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는다.

▶11탄=지난해 9월 억대의 이동식 밥차를 도입한다. 야유회, 동기회, 등산모임 등 야외행사 특수를 잡기 위해 20만원 매상만 올려주면 직접 야외로 달려가서 도시락에 질린 사람들에게 즉석에서 따뜻하고 신선한 식사를 제공한다.

▶12탄=SC 시대 개막.

▶13탄=곧 4인 이상 손님에게는 2만5천원 상당의 케이크를 선물로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생일을 맞은 부모한테는 손님 수와 관계없이 케이크를 준다. 그걸 만들 기계를 이미 구입했고 자체 제빵부도 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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