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스토리텔링 대가야의 魂 가얏고 . 끝] 시리즈를 마치며, 전문가 인터뷰

  • 이창남
  • |
  • 입력 2011-11-30  |  수정 2025-10-14 09:58  |  발행일 2011-11-30 제9면
“가야금을 세계적 악기로, 고령을 글로벌 음악도시로 키우자”

가야 문화권‘보물’ 발굴한 성과

현악기 축제 등 관광산업과 연계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로 키워야

실경뮤지컬 제작시 시너지 효과
[2011 스토리텔링 대가야의 魂 가얏고 . 끝] 시리즈를 마치며, 전문가 인터뷰

가야금은 대가야의 정체성과 혼이 담겨있는 고령만의 독특한 문화콘텐츠다. 특히 악성 우륵과

[2011 스토리텔링 대가야의 魂 가얏고 . 끝] 시리즈를 마치며, 전문가 인터뷰

가야금, 그리고 음악을 통해 가야연맹을 결속하고 통합하려고 했던 가실왕의 스토리는 고령만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로 육성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에 영남일보와 고령군은 ‘가야금 스토리’를 단순히 이야기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대가야의 혼- 가얏고(이하 가얏고)’를 연재했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한 이번 시리즈는 첫 회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번 시리즈가 고령군의 문화콘텐츠를 활성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에서부터 “1차적인 스토리 기반을 다진 만큼 향후에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2·3차 상품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란 당부까지, 시리즈가 연재되는 동안 독자들의 격려와 조언이 이어졌다.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영남일보는 전문가 인터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이번 시리즈를 전체적으로 평가하고, 가야금 스토리를 활용한 산업화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인터뷰에는 시리즈의 원작을 집필한 이하석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고문을 비롯해 산수실경 뮤지컬 ‘왕의 나라’를 연출한 김준한 안동영상미디어센터 이사장, 그리고 우상수 고령문화원장이 참여했다.
-지역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텔링이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다. ‘가얏고’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시리즈를 총평한다면.

△이하석 고문= 가야금은 고령의 문화와 역사의 핵심을 이루는 콘텐츠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악기인 데다 그 발상지가 고령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야금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브랜드화한다면 고령으로서는 엄청난 자산을 가지는 것이다. 이번 시리즈가 산업화를 염두에 두고 시작됐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준한 이사장= 경북 3대 문화권의 핵심을 이루는 가야문화는 역사성에 비춰 그 동안 과소평가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영남일보와 고령군이 공동으로 ‘가야문화권의 보물’을 캤다는 점에서 경북은 물론, 한국 문화산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상수 원장= 이번 시리즈는 우륵과 가야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우륵 출생지가 고령이 맞는지 여부를 놓고 지자체간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우륵과 가야금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낸 것은 지역민들이 높은 자긍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산업화다. ‘가얏고’ 시리즈를 통해 이제 1차적인 스토리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앞으로는 뮤지컬 제작이나 출판 등을 통해 산업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김 이사장= ‘가얏고’ 시리즈는 앞으로 고령의 문화콘텐츠가 산업화로 이어지는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가야의 역사는 고령·성주·합천 등을 망라하는 광활한 철기문화와 가야금의 역사다. 이러한 문화 원형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육성될 수 있다. 이를 실경뮤지컬로 제작해 관광산업화하면 시너지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특히 고령은 대구에 이어진 도시 아닌가. 이런 접근성이 또다른 강점이다.

△우 원장= 고령군에서 고령의 인물인 우륵을 형상화한 관광상품을 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남일보가 연재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메달과 소책자 등을 제작해 가야금의 발상지가 고령임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스토리를 기반으로 산업화하려면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다. 고령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고문= 고령이 가야금의 발상지란 점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고령군이 가야금을 활용해 세계현악기축제나 동양악기축제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한다면, 고령은 글로벌 음악도시가 되는 셈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고령군의 관광산업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담보될 수 있다.

△김 이사장= 지자체의 의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역(逆)발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고령에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부족했고, 설령 있더라도 이를 킬러콘텐츠화 하는 데 의지와 노력이 보이질 않았다. 세계를 보면 음악과 관련한 도시는 모두 유명하다. 이제 고령군이 나설 때다. 고령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콘텐츠 중 가장 확실한 것은 가야금을 비롯한 대가야의 역사를 산업화하는 것이다. 이제는 문화산업이 지자체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경북도도 이 점을 미리 알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원작을 집필하면서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이 고문= 가야금을 만드는 과정과 그것이 가야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작품에 녹아내려고 신경을 썼다. 특히 신라가 가야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주안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하지만 가야금 제작 초기의 자료가 별로 없어 많은 부분을 상상력으로 보완한 점은 아쉽다. 그래도 이번 연재가 우륵을 통한 문화산업화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더 나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활용되길 기대한다.

-김 이사장은 올 8월 산수실경 뮤지컬 ‘왕의 나라’를 제작, 안동이 명실상부한 문화 생산도시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가야금 스토리도 실경뮤지컬 콘텐츠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김 이사장= 문화산업의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안동은 고령보다 열악하다. 전통문화자원밖에 자랑할 것이 없는 도시임을 지자체와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3년간 시도된 스토리텔링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것이 유·무형의 지원으로 이어졌고, 몇가지 콘텐츠가 결실을 맺었다. 위험부담이 많은 투자임에도 안동시와 안동시의회가 그것을 믿고 지원을 해 준 덕분이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선도하고 있는 지역문화콘텐츠 산업의 사례가 고령군에 적용되지 못할 리가 없다고 본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안동~고령~경주로 이어지는 전통문화자원의 산업화를 도정의 핵심으로 판단,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대가야의 역사도 재평가돼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가령 고령의 순장 풍습과 각종 고분군, 나룻터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략적으로 스토리텔링화해야 한다. 특히 가야금을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한류를 전하는 문화대사로, 세계적인 악기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역발상을 해야 한다. 상식선에서 나오는 콘텐츠는 이제 문화산업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문화적으로 큰 사건, 큰 사고를 쳤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고령문화원 차원에서 가야금과 관련된 활성화 정책은 있는지.

△우 원장= 고령에는 우륵박물관같은 기반시설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스토리를 기반으로 산업화하지는 못했다. 즉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스토리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겠다.

▨ 정리=이창남 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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