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 가족의 돌잔치, 경로잔치가 된 까닭은

  • 최수경,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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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14 07:52  |  수정 2012-01-14 11:54  |  발행일 2012-01-14 제6면
4남1녀 둔 도재호씨 가족,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보살펴준 은혜 보답하려 주민 초청 잔치 열어
20120114
14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내 노인정에서 동네 어르신 100여명을 초청, 경로잔치 겸 막내딸 돌잔치를 열 예정인 다둥이(4남1녀) 아빠 도재호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에 사는 다둥이(4남1녀) 아빠 도재호씨(39)가 특별한 돌잔치를 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들 넷에 이어 지난해 막내딸 민혜를 얻은 도씨는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임에도 14일 오후 인근 월성종합사회복지관내 노인정 ‘월성 수복정’에서 동네 어르신 100여명을 초청해 돌잔치를 연다. 경로잔치를 겸하는 셈이다. 저출산문제가 심각한 요즘에 자녀를 다섯이나 낳은 것도 이채롭지만 돌잔치를 동네 어르신과 함께 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주목받았다. 지역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져간다는 의미도 있다.

기자가 찾은 도씨의 집은 39㎡(통칭12평) 남짓한 좁은 아파트였다. 가족은 아내 안순단씨(38)를 비롯해 총 7명이 산다. 집안은 발디딜 틈조차 없어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도씨 가족 입가에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장남 민호(17)는 “막내가 너무 예쁘고 귀엽다”며 연방 막내 동생의 볼살을 어루만지기에 바빴다. 돌잔치에 인근 동네어르신을 초청한 배경에 대해 묻자 도씨는 “자식이 여럿이지만 이번처럼 외부에서 돌잔치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여태껏 제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셔서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아 일부러 가까운 곳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도씨는 “아이가 많아 일일이 신경쓰기 힘든데 어르신들이 밖에서 많이 보살펴줘서 늘 안심이 된다”며 거듭 감사했다.

막내딸 민혜의 돌잔치 겸 경로잔치에 도씨는 거금(?) 200만원을 들여 출장 뷔페까지 준비했다. 이삿짐센터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도씨의 사정을 감안하면 큰 결심이 틀림없다.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형편도 어려운데 왜 자녀를 다섯명이나 낳았을까. 해답은 부인 안씨의 말에서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원래 다섯째까지는 계획에 없었어요. 본의 아니게 이런 일이 생겼어요.” 넉넉한 부부금실이 대가족을 이루게 한 것이다.

자식 수가 늘게된 이유는 또 있다. 아이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고교때 만나 1996년 부부의 연을 맺은 도씨부부는 그해 12월 첫째 민호를 낳았다. 하지만 당시 해군 부사관으로 군복무중이었던 탓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했던 도씨는 첫째 아들의 성장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했다. 둘째도 마찬가지였다. 자식들에게 늘 미안했던 도씨는 이후 9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인 자식농사에 돌입했던 것. 결과는 풍년이었다. 대뜸 “잘 키울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답변이 걸작이다. “일단 낳으면 알아서 잘 커요. 굳이 꼭 대학에 보낼 필요 있나요. 공부를 특출나게 잘 하면 모를까.” 생각이 무언가 남달라보였다. 다둥이가족 예찬론도 폈다. “요즘 젊은 부부가 사교육비에 지레 겁을 먹고, 자식낳기를 많이 꺼려요. 하지만 막상 자식을 낳아보니 집안에 웃을 일이 많아서 좋아요.”

도씨의 돌잔치 준비를 도와준 월성종합사회복지관 하종호 관장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도씨의 마음과 다산(多産)의 미덕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도씨에게 자식을 더 낳을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도씨는 “아쉽지만 없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금실 좋기로 소문난 도씨부부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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