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참전용사 38년만에 현지 가족 재회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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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25 07:43  |  수정 2012-01-25 07:43  |  발행일 2012-01-25 제12면
문경 박홍길씨, 베트남 며느리·손자 데려오기로
베트남참전용사 38년만에 현지 가족 재회
박홍길씨(맨 오른쪽)가 생전 처음 만난 손자를 품에 안은 채 감회에 젖어 있다.

[문경] 47년전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현지에서 베트남 여인과 결혼, 남매까지 낳고 살았던 참전용사가 종전으로 철수하면서 이들과 헤어졌으나 주위의 도움으로 38년만인 최근 상봉하는 감격을 누렸다.

박홍길씨(67·문경시 산양면)는 1967년 주월 백마부대 소속으로 6년간 베트남에 근무하면서 현지인과 결혼해 1남1녀의 남매를 두고 가정을 꾸렸으나 전쟁이 끝나면서 귀국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생사조차 모르고 지냈다. 박씨는 귀국후 현재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살고 있으나 베트남에 두고 온 가족들의 안부를 늘 궁금해 하면서 애를 태웠다.

베트남 가족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박씨의 부인이 “아들이라도 찾아와야 되지 않겠느냐”며 베트남 가족찾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 문경시지회(지회장 김호건)는 안동보훈지청과 국방부 등의 도움으로 지난 10일 박씨와 함께 베트남을 방문해 헤어진 가족을 수소문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의 협조로 연고지에서 수소문을 하던 중 현대중공업 베트남공장 앞에서 식당을 하는 현지인에게서 자신이 아는 베트남 가족들이 한국인 아버지를 애타게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됐다.

박씨는 베트남 부인 응엠티엔씨(62)와 딸 수희씨(40)와 헤어진 지 38년만에 눈물겨운 재회를 했고, 며느리(33)를 비롯해 손자 2명과 사위 및 외손자 2명 등도 만났다. 하지만 아들 선업씨는 3년전 교통사고로 숨져 박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베트남 가족들은 박씨와 헤어진 뒤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강제로 집단이주를 당하는 등 수많은 고초를 겪었고, 지금도 생활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다. 박씨는 며느리와 손자 2명 등 3명을 빠른 시일내에 한국으로 데려오기로 하고, 딸 가족은 현지에 살면서 왕래를 하기로 했다.

고엽제 전우회(054-553-2060)는 베트남 현지에서 이들의 상봉을 축하하는 동네잔치를 마련해 주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박씨의 가족들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과 생활용품 지원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박씨는 “초롱초롱한 손자들을 보니 눈물이 저절로 났다”면서 “늘 마음속으로만 걱정하고 있었는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만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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