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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1층 전시실에서 더 나누기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센터 팀원이 자신들이 제작한 ‘짝짝이슬리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2010년 10월 초순, 정용빈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원장은 건물 복도에서 섬유 잔단을 꾸러미로 들고 가는 청소 아줌마와 마주쳤다. 정 원장이 뭐냐고 묻자, 아줌마는 “건물 내 디자인업체들이 쓰다 버린 자투리 천인데, 버리기엔 아깝다”고 답했다. 그는 아줌마에게 천을 사무실로 옮겨달라고 한 뒤, 센터 디자이너들을 불러모았다. ‘이 천으로 뭔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 화두를 던지자, 무수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그 1호 작품이 ‘짝짝 슬리퍼’다. 이 슬리퍼는 앞뒤로 돌려 사용할 수 있다.
그후 대구지역 섬유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 천은 많은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스마트폰 파우치와 와인 캐리어, 통장 지갑, 명함첩, 쇼핑백 등 수십 종의 사무·생활용품이 그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통상적인 ‘재활용’ 개념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이곳 제품은 쓰던 물건을 다시 활용하다는 것 외에 디자인적으로도 세련돼 있다. 또한 대구·경북 섬유업체의 최고급 원단을 사용해 질도 기성품 못지않다. 국내와 유명 브랜드에서 사용한 최고급 원단이 이곳 제품의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센터 디자이너들은 직접 자투리 천 공수에 나서고 있다. 대구 전체 섬유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원단은 연간 8만3천t. 센터 미래전략팀 디자이너 등 11명은 지난 1년간 대구·경북 섬유업체를 발로 뛰며 천을 가져왔다.
정 원장은 이 프로젝트를 ‘더 나누기 리사이클링’이라 이름붙였다. 그는 “쓰다 남은 천을 재활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적으로 접근해 세련된 물건을 만들어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자리도 생기고 있다. 이미 대구지역 시니어클럽에서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섬유산업 쇠퇴후 영세업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패션 기능공들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지난해 9월부터 센터에서 일하게 된 천문희 패션 기능공(47)은 “디자이너들이 기획해 만든 도면을 보고 새로운 샘플을 제작해낼 때 희열을 느낀다”면서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어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있었던 지식경제부 ‘브랜드일자리경진대회’에서 전국 지자체 중 최우수를 차지했다. 오는 30일엔 대구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리사이클링 제품 1만여개를 처음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 2월 중순쯤 센터 1층 디자인갤러리에 별도 부스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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