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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혜원 옮김/ 뮤진트리/ 152쪽/ 1만2천원 |
‘행복’ ‘욕망’ ‘아름다움’ 등 현대인이 열망하는 가치 뒤에 숨겨진 서구사회의 기만과 역설을 유려한 어조와 정곡을 찌르는 인용구로 날카롭게 해부하는 글을 쓴 에세이스트이자,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인 저자가 제안한 행복한 결혼의 조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탐구하는 주제는 낭만적 결혼, 곧 사랑을 바탕으로 한 연애결혼이다. 사랑이 결혼의 절대조건이 된 이래 이혼이 급증하고, 독신자가 늘며, 돈으로 살 수 있는 쾌락과 부정이 횡행하고 있다. 둘만 사랑하면 충분할 것 같았던 결혼이 왜 이런 예기치 못한 불행을 낳을까.
저자는 20세기 초 사랑과 육체의 해방을 약속하면서 열렬한 환호 속에 등장한 연애결혼이 처한 역설적 상황을 묵직한 주제의식,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시각, 냉정하면서도 유머가 깃든 날렵한 문체로 담아낸다.
저자는 “오로지 사랑의 격렬함만으로 한 쌍의 커플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보다는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취향을 공유하고, 조화롭게 공존하며, 실현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결혼을 유지시키는 최후의 무기는 관용과 신중함이며, 열정보다는 은근히 변치 않는 것을 선호하는 자세라는 주장이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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