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맞춘 소품 만들기 원데이클래스
삶의 깊이 더하는 인문학강좌 등 운영
옥연지 조망 야외정원 인생샷 명소로
여유 즐기는 문화도시 거점공간 인기
달성 옥연지 '선비체험관'은 유서 깊은 지역의 선비문화를 일상에 가장 가까운 문화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으로 유명한 방송인 고(故) 송해가 생전에 기증한 유물들과 생전 활동 자료 등이 전시된 공간이 있어 '송해기념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달성군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가 바로 '옥연지 송해공원'이다. 저수지인 옥연지를 따라 3.5㎞ 가량의 둘레길이 조성된 수변 공원이다. 특히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 명소로, 주말이면 주차장부터 산책로 곳곳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 입구에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곳이 하나 있다. 남다른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물론, 달성군 주민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험시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 바로 '선비체험관'이다.
2026년 5월 선비체험관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달성군에 거주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카네이션을 활용해 키캡과 거울을 꾸며보는 체험이 진행됐다.
◆일상 속 문화로 즐기는 선비체험
2026년 5월 이곳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한 원데이클래스가 열렸다. 달성군에 거주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카네이션을 활용해 키캡과 거울을 꾸며보는 체험이 진행됐다. 곳곳에서 아이와 보호자가 머리를 맞대고 작은 소품을 만드는 풍경이 펼쳐졌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주말마다 진행된 이 원데이클래스에는 매번 30여 명에 가까운 가족들이 참여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의 원데이클래스는 사전 예약 때부터 대기 인원이 발생할 정도로 이미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이름은 선비체험관이지만, 이곳은 흔히 옛 선비들의 생활을 체험해보는 곳과는 거리가 멀다. 갓이나 한복을 입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놀랍게도 이곳에선 요즘 유행하는 소품이나 공예품을 비롯해 타로카드 체험, 심지어 '두쫀쿠'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당연히 점잖은 예절이 강조되거나 정숙한 분위기도 아니다. 이곳의 체험은 주로 아이들과 가족, 그리고 남녀노소가 자유롭게 어울리며 즐기는 분위기로 펼쳐지고 있다.
말하자면 이곳의 선비체험은 일상 속에서 즐기는 문화체험에 가깝다. 사실 바쁜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기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의 체험 역시 절대 거창하거나 번거로운 형태로 진행되지 않는다. 누구든 언제나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래서 하나같이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과거의 선비들을 떠올리게 한다. 다름 아닌, 세속의 갖은 풍파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던 선비들의 모습이다.
선비체험관에는 지역의 성인 및 노년층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들도 있다. 지역의 중년층이 주로 수강하는 '인문학강좌'는 이들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인문학강좌에서 인근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이곳에선 원데이클래스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지역의 성인 및 노년층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들도 있다. 주로 평일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들은 가족 단위가 많이 찾는 주말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펼쳐진다. 오늘날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일상 속 또 다른 여유를 찾게 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예가 '인문학강좌'다. 주로 지역의 중년층이 수강하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내용 역시 이들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자연의 절기와 음양오행 등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알아보는 '자연인문학', 중년 이후 삶의 진로와 적성을 살펴보는 '인생 이모작 진로적성' 등의 강좌가 진행됐다. 지난 3월부터 8주 동안 진행된 이번 강좌에는 매회 20여 명에 가까운 수강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그만큼 이들 세대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인근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곳이 위치한 옥포읍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 프로그램'이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간단한 체험 중심이지만, 매번 다양한 체험을 소개해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예술과 음악, 심리 등을 다양한 놀이로 체험했다. 올해는 천연 재료를 활용해 세제와 샴푸 등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했다. 이처럼 이곳은 문화를 체험하는 일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도 일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소한 흥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이러한 여유와 흥미를 즐기는 일이 이곳 체험의 핵심이다.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선비체험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옛 선비들의 생활체험이 아닌, 선비들의 여유와 풍류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선비체험관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곳에서 갓이나 한복을 입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오히려 일상의 모습을 통해 살아있는 선비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선비체험관의 옥상 쉼터. 저수지가 펼쳐진 공원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나는 과거의 문화
즉 이곳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과거의 유산을 다루고 있다. 대대로 내려오던 선비문화를 오늘날 가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성군은 예로부터 이러한 선비문화가 발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훤당 김굉필·한강 정구 등 이곳이 배출한 걸출한 유학자들은 물론, 우리나라 5대 서원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동서원을 비롯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여러 서원과 고택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한 가운데 이곳은 이처럼 유서 깊은 지역의 선비문화를 일상에 가장 가까운 문화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그것도 아이들과 가족뿐 아니라, 지역의 성인 및 어르신 누구나 편하고 가볍고 즐길 수 있는 문화다. 선비체험관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이러한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달성군의 문화도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달성문화도시센터가 이곳의 위탁 운영을 맡으면서부터 도입된 방향이다. 이곳에서 선보일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선비체험관에 담긴 역사와 문화도시로서 달성군이 추구하는 모습을 결합시킬 방법을 찾게 됐다. 그 결과, 이곳의 선비체험을 일상 속 문화체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공간의 성격 자체를 바꾼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 현재는 달성문화도시의 거점 공간으로까지 거듭나고 있다. 오늘날 달성군을 이끄는 다양한 주요 문화사업들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화원의 '문화우체국', 다사의 '다사로운 다사'와 더불어 이곳은 달성문화도시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특징이 바로 모두의 일상이 문화가 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일상 문화공간으로까지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선비체험관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힐링타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모두가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
그런데 이러한 일상은 달성군 주민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곳이 위치한 옥연지 송해공원이 다름 아닌, 관광지라는 사실만 해도 그렇다. 일상의 여유와 흥미를 선사하는 이곳의 문화체험은 관광객들을 위해서도 마련되고 있다. 이들의 일상 또한 선비들의 여유와 풍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층에서 열리는 '힐링 타로'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로카드를 통해 일상의 고민을 이야기하며 따뜻한 힐링을 선사하는 체험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선비체험관 2층에 마련된 '송해전시실'에서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은 방송인 고(故) 송해의 흔적들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송해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전시실도 있다. 2층에 위치한 송해전시실은 전국노래자랑으로 유명한 방송인 고(故) 송해가 생전에 기증한 유물들과 생전 활동 자료 등이 전시된 공간이다. 그의 이름을 딴 공원과 함께 그가 남긴 흔적들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으로, 이로 인해 이곳을 '송해기념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직접 풍류를 즐기는 선비가 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3층 야외정원에서는 저수지가 펼쳐진 공원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주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공원인 만큼 인근에서는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도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장소다. 때문에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사진 명소로도 통하고 있다. 체험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아름답게 선사하는 공간인 셈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달성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이곳은 달성군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일상이 함께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특징에 걸맞게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친근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문화체험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사실 선비문화는 거창하고 형식적인 문화가 아니다. 평범한 일상과 함께해 온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도 여유와 흥미를 잃지 않았던 선비들의 생활방식이 그것을 특별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말하자면 선비체험관은 일종의 그런 지혜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그렇게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법을 만날 수 있다.
글=이선욱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박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대구 당선인들의 당찬 출발 알림···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6/news-m.v1.20260608.b15f2d693d2847bbb7551e6037890bb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