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唐) 태종이 “창업(創業)과 수성(守成) 가운데 어느 것이 어려우냐”고 물었다. 창업은 나라를 여는 것, 즉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고 수성은 그것을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재상 방현령은 천하의 영웅들을 제압하는 창업이 매우 어렵다고 했고, 다른 재상인 위징은 “천하를 얻은 제왕들이 안일함에 빠져 천하를 잃는 경우가 많으니 수성이 더 어렵다”고 답했다(정관정요).
당 태종은 일단 두 사람의 의견이 모두 옳은 것으로 결론 내렸으나, 위징은 이듬해 다시 수성의 중요성을 상소로 전한다. “군주가 창업을 할 때는 덕행을 드러내지 않는 자가 없지만, 일단 뜻을 얻으면 덕행은 점점 쇠퇴하고 마니 나라를 다스리는데 경각심을 늦추지 말 것”을 태종에게 간했다. 이에 태종도 끊임없이 자신을 경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조서를 적어 위징에게 답했다.
굳이 중국이 아니라도 수성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는 역사적으로 무수하다. 백제 의자왕은 충신 성충과 흥수의 간언을 뿌리쳤다. 집권 초기 과단성 있고 사려 깊은 정치는 간 곳이 없고, 자만에 빠져 충신들의 진언을 무시하다 마침내 백제 멸망을 불러들였다. 왕건이 고려 창업과정에서 무수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성을 향한 그의 분투는 더욱 치열했다. 임진왜란이나 일제에 의해 조선이 강점된 것도 수성의 실패에서 비롯된 치욕적인 사건들이다.
집권 5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당 개혁을 외치는 비상대책위에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지금, 4년여 전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집권당의 위세는 간 곳이 없다. 당시의 득표율이 창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수성의 실패를 상징한다. 당 태종은 군주와 신하를 물과 물고기의 관계로 비유했다. 나라의 흥망이 군주와 신하의 공동책임임을 강조함으로써 정관지치(貞觀之治)를 이끌었다. 창업 이후 한물에 놀던 물고기들이 우왕좌왕하니 수성의 지난함을 다시 느낀다.
박경조 논설고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자유성] 創業과 守成](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1/20120128.010230715000001i1.jpg)
![[영상] 대구 당선인들의 당찬 출발 알림···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6/news-m.v1.20260608.b15f2d693d2847bbb7551e6037890bb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