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문국의 흔적을 찾아서’ 1편에서는 감문국을 ‘부족국가(部族國家)’로 표현했다. 하지만 ‘부족국가’라는 명칭에 대한 학계의 의견이 다양하기에 지면을 빌려 정리하고자 한다.
사학계는 고구려·백제·신라와 같은 본격적인 국가 성립 이전 단계의 국가형태를 ‘부족국가’라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부족’이라는 단어가 개념이 모호한 탓에 삼한시대 연맹체의 일원인 소국들을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
지역 사학계 또한 ‘부족국가’라는 용어를 용도폐기한 지 오래다. 실제로 1970년대부터 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족국가’를 대체하는 ‘성읍국가(城邑國家)’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인류학자들의 개념에서 나온 ‘치프덤(chiefdom)’이라는 용어가 ‘수장국가(首長國家)’를 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프덤’의 경우 국가 전단계의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초기국가(初期國家)’라는 용어가 무리없이 사용되고 있다. 학술적 관점에서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지만, 삼한시대 소국을 포괄적으로 상징하는 용어라는 의견이 있다.
‘읍락국가(邑落國家)’가 삼한시대 소국을 표현하기에 가장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삼한시대 소국의 구체적인 성격을 둘러싸고 논쟁이 많지만, 일단 읍락을 기본 구성단위로 하는 내부 구조적 측면에서 (김천 감문국과 같은 소국을) 읍락국가라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부족국가’ 명칭에 대한 논란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영남일보는 지역 사학계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이 때문에 시리즈 1편에 ‘부족국가’로 표현한 것을 ‘읍락국가’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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