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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이 돼 처음으로 한달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즐거움 반 두려움 반이었다. 인터넷, 책자를 참고하고 경험자들에게 조언도 구해보지만 결론은 직접 부딪쳐야 된다는 것이다.
세 친구와 떠나는 여행은 함께 그리고 때론 홀로 가기도 했다. 비행편이 달라 프랑스 샤를드골공항에서 두 친구와 합류해 한인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낯선 도시를 지도 한 장 들고 노트르담 성당부터 들렀다. 센강변의 정취와 어우러진 노트르담은 이미 예술을 넘어선 경지인 것 같았다.
파리는 센강을 중심으로 여러 명소들이 이어져 있고 다리마다 넘쳐나는 개성과 내력이 내포돼 역사를 보는 듯하다.
도시 속의 시테섬과 이곳에 가면 왠지 파리지엥이 될 것만 같은 화려한 상업지 마레지구와 피카소미술관, 한 달을 봐도 다 못본다는 그 유명한 루브르박물관, 밤이 되면 시간마다 반짝여서 탄성을 내게 하는 에펠탑 등 파리는 도시 그 자체로 예술이라 찬사받을 만했다.
그러나 파리의 지하철은 생각보다 어둡고 낡은 곳이 많아 불편했지만 이정표를 잘 확인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다. 지하철 내에서는 작은 연주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수준급이었다.
프랑스어를 몰라도 가끔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나 한국 유학생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덕분에 노르망디의 어촌 마을 조개축제에서 그들의 일상을 경험하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패키지 여행이 편할 수 있지만 이 같은 파리의 여러 요인들로 인해 자유여행은 나름 재미가 있다. 꽉 짜인 패키지의 표면적인 느낌보다 자유여행은 더 많은 것을 깊이 생각하고 느끼게 만들었으며 느리게 때로는 강행군하며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여행은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를 행복이라는 추억으로 연결해 주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현재를 풍요롭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게 하는 건 아닐까.
세월이 흘러 기억들이 빛을 바래도 여행에서 얻은 기쁨과 잊지 못할 에피소드는 선명하게 기억 속에 각인돼 설레는 추억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내일이라는 것은 현존하지 않는 미래이기에 갈망하는 것들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당장 실행해 보는 것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한 방식인 듯하다. 그래서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라 말하고 싶다.
남혜경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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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여행을 떠나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2/20151228.0102208052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