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1년 동안의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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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6  |  수정 2016-01-06 07:57  |  발행일 2016-01-06 제23면
[문화산책] 1년 동안의 버킷리스트
김사람 <시인>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버킷리스트라 한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는 말은 ‘죽다’라는 뜻의 숙어 ‘Kick the Bucket’과 관련이 있다. 중세 유럽에서 자살이나 교수형을 할 경우 목에 줄을 건 다음 딛고 서 있던 양동이(Bucket)를 발로 찼던 관행에서 유래했다.

버킷리스트는 2007년 영화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The Bucket List)’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주인공이 죽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작성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영화다. 영화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인상 깊은 대사가 나온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에 대해 멋진 믿음이 있었다는 걸 아나? 천국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군.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라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시 왔다. 누군가에게는 몇 년 또 누군가에게는 몇 십 년째 반복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 순환이 당위를 말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라는 말처럼 내일이라는 삶의 실제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간 얼마나 많은 신년 계획을 세우고 어겨왔나. 새해라는 거창한 이름하에 세워진 수많은 계획 대신 올 한 해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후회되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보면 어떨까.

오늘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60일뿐이라 가정하자. 10~20대, 30~40대, 50~60대, 70~80대. 학생, 군인, 취업 준비생, 직장인, 자식, 엄마, 아빠 등 각자의 역할과 위치에서 내일이나 내년이 아닌 바로 지금-현재 삶의 마지막 날이 오기 전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의 사소한 목록을 채워나갈 때 나 자신뿐 아니라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미소 지을 수 있는 놀랍고도 새로운 삶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마음이 움직이면 목록은 언제든 새로 추가할 수 있다. 작성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면 할 일은 하나가 남았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목록을 하나하나 지워나가기’. 연필로 한 줄만 그으면 된다. 무엇을 가장 먼저 지워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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