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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수 <극단 엑터스토리 사무국장> |
직업이 연극인이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좋겠다’며 부러워한다. ‘자신이 꿈꿔 온 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면 행복하겠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문득 ‘내가 행복한가?’라는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특강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강의할 내용을 찾다가 어느 경제학자가 정의한 ‘행복공식’을 찾았다. 공식은 ‘행복=가진 것/가지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 공식대로라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가진 것을 늘리거나 가지고자 하는 마음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경제학자는 우리는 항상 가지고자 하는 마음보다 적은 것을 가질 수밖에 없는 모순적인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행복의 상태를 공식으로만 따질 수도 없고 경제학적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는 세상에서 한번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조사에서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은 ‘화목한 가정’ ‘건강’ ‘자유’ 다음으로 ‘돈’을 선택한 반면 10대 후반의 학생은 ‘돈’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다음 ‘성적 향상’ ‘화목한 가정’ ‘자유’ 등을 선택한 것을 보면서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을 우선시하도록 만드는 세상의 흐름이 너무 무섭기도 했다.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중 하나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욕심을 부추기는 것은 미디어가 보여주는 화려함이 아닐까.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예쁘고 멋있는 것뿐이다. 나도 저 화장품을 바르면 예뻐질 것 같고, 나도 저 차를 운전하면 멋있어 보일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인생의 중요한 목적이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에는 관심이 없고 관능적이고 자극적이며 쾌락적, 소비적인 것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다.
결코 가지고자 하는 마음, 즉 꿈을 작게 가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가치 있는 꿈을 높이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고, 인생의 목적이나 일의 가치를 등한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난 연말에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했던 학생으로부터 엽서 한 통을 받았다. 문화예술로 놀았던 일들이 즐거웠으며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고마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내가 했던 것처럼 자신도 커서 다른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것이 내가 예술을 하면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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