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다양성의 우주를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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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15  |  수정 2016-01-15 07:46  |  발행일 2016-01-15 제17면
[문화산책] 다양성의 우주를 만드는 일
김병수 <극단 엑터스토리 사무국장>

중학교에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특강 강사로 나간 적이 있다. 의뢰받았을 때 무엇으로 중학생들과 놀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요즘 학생들의 생각과 장래 직업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 누구의 생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에 관해 토의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학생들이 꿈꾸는 미래가 참으로 다양했다.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폭이 넓었다.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하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다양한 직업군에 놀랐고, 왜 그 직업을 택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는 그들의 당당한 눈동자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이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뉴스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학생의 발표에 감명받기도 했지만, 기성세대가 가지는 획일성에 창의적인 청소년들의 생각이 눌려버리지는 않을까, 이 학생들의 소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어른들이 걸어놓은 프레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 아프기도 했다.

영화 애호가로서 독립영화를 가끔 보는데, 할리우드 영화를 필두로 소위 메이저영화의 시선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선의 이야기를 다루는 독립영화를 볼 때면 ‘왜 이런 영화들이 흥행을 못하나’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바꾸어 생각하면 시선의 다양성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통일이란 단어를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우리는 하나가 된다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고 묘한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학교라는 정규과정을 거치면서 익숙해지고 사회에 나오면서 그 틀은 더욱 견고해진다.

문화와 예술에 접근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를 생각해 본다. 자본주의와 미디어에 종속되어 획일화되진 않았는지, 무용공연이나 클래식 연주가 지루하다고 생각진 않는지, 다양한 미술 작품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가지지는 않았는지를 돌이켜 보자.

매우 큰 별들은 성운이라는 수많은 입자와 티끌 속에서 탄생해 긴 시간을 암흑 속에서 보낸다. 그 후 점점 커지고 초신성 폭발로 다시 입자가 되어 영원히 커지는 우주 속으로 돌아간다. 나는 지구라는 별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지구보다 수천 배, 수만 배 더 큰 행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한 명의 사람은 한 개의 우주라고 하지 않던가. 부디 자신의 세계가 좁아지지 않기를, 어제보다는 한 뼘이라도 더 큰 우주를 만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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