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1970년대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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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1  |  수정 2016-01-21 07:53  |  발행일 2016-01-21 제23면
[문화산책] 1970년대에 대한 오해
박민영 <대구문화예술회관 학예연구사>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끌고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응답하라 1988’은 유독 특정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시대의 풍경, 사람들, 사회를 그려내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인지 그 시대를 살았던 중년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앞선 세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드라마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지만 그 영향으로 음악과 디자인에서의 복고풍 유행, 과거 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그 사회적 파급력이 상당히 크다 하겠다.

한국 미술계에도 복고가 유행한다고 할 만한 흐름이 있다. 197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주요 경향 중 하나로 이어지고 있는 단색화가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경우에는 1970년대 대표적 미술운동인 대구현대미술제가 조명 받고 있다. 이 둘은 시기나 참여 작가들의 면면에서 많은 부분 겹쳐 보이기도 하지만, 단색화는 1970년대 흐름 가운데 지엽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미술계의 1970년대는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해프닝 등 단기간에 여러 조류가 유입되었고 하나의 흐름으로 엮을 수 없을 만큼 미술조류의 용광로와 같은 시대였다. 대구현대미술제는 당시 젊은 작가들이 새로운 미술에 대한 열망과 자각으로 개방적 의식을 갖게 된 것이 집단화되면서 미술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가 단색화로 대표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오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뜨거운 열망과 행동이 있었던 시대라 말하고 싶다. 대구현대미술만 해도 강정 인근 모래사장의 행위 미술이나 비디오 아트, 오브제 설치와 같은 대담한 실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1970년대에 그들은 예술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질문하기 시작했고, 무엇이든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개방적 태도를 가졌다. 비록 외형적인 양식 모방이나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일천한 한국미술 토대에서 자신의 예술을 찾는 치열한 모색이 있었던 시기가 바로 그때다.

후대의 눈은 결과로 판단하고 분류하고 단정하게 마련이지만, 최근 그 시대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그들이 스스로의 예술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1970년대의 미술이 후대의 자본과 기호로 기억되는 편협한 시기가 아니라 예술에 대한 실질적 자각으로 한국미술의 가능성을 열어준 때라는 것을 풍성한 기록과 연구를 통해 이야기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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