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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수 <극단 엑터스토리 사무국장> |
“남편이 바람난 것 같습니더. 맨날 쫘악 붙는 스키니 진 입고 기타 하나 메고, 나갔다 하면 밤늦게 들어온다 아입니꺼. 확실하게 바람난 거 맞지요?” 50대 여자 동료선생님께서 농담처럼 하신 말씀이다. “옷은 그렇다 치고 기타는 왜 메고 나가시는데요?”라며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몰라요, 어딜 가서 기타 치면서 사람들한테 공연해준다 카던데….” “그럼 기타하고 바람난 거 맞네요”라면서 웃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젊은 시절 노래하는 것이 꿈이었던 아저씨는 가족 부양을 위해 꿈을 포기하고 일을 선택했다. 중년이 된 지금 돌아보니 인생이 허무하고 기쁨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기타를 치며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때부터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작은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또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공연도 하니 즐거움의 연속이라고 했다. 기타와 바람난 것이 틀림없다.
또 다른 형님 이야기도 있다. 직업군인인 형님은 젊은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했는데 어릴 때 꿈이 가수여서 노래 봉사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렸다. 형님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음반을 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고 음반을 만들게 됐다. 내게 음반을 자랑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즐겁고, 내 노래를 들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즐겁다”고 하신다.
예술이 왜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난 항상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특히 물질화된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윤활유 같다. 기계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윤활유 같은 예술이 뿌려진다면 삶의 질은 높아지고 삶이 행복해질 것이다. 위에 언급한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생업에 충실하면서도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예술을 통해 나를 찾고 세상과 소통하며 기쁨을 느끼는 방법을 발견했던 것이다.
최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이 바뀌었다. 과거 수동적 방법으로 예술을 받아들였다면, 요즘은 능동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택한다. 바로 생활예술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모여서 나누고 즐기는 방법이다. 혼자가 아니니 외롭지 않고 함께하니 즐거움도 배가 된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예술을 해서 행복하고, 예술을 즐기는 사람은 즐길 수 있어 행복하고, 예술을 배우는 사람은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면…. 이렇게 삶이 예술이 된다면 정말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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