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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수 <극단 엑터스토리 사무국장> |
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이해한다’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사람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이해한다’고 말을 한다. 정말 이해한다면 그 사람의 상황과 심정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어야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인익기익(人溺己溺)이라 하였다.
극단에 갓 들어온 신입 단원이 있다. 평소 공연을 좋아해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극단에 들어온 단원이다. 맡은 일은 기획 업무였다. 그러던 중 공연을 하고 싶다고 했다. 기획자는 공연 전반을 이해해야 한다는 대표님의 말씀도 있었던 터라 그렇게 하도록 공연팀에 지시했다. 일정 시간 훈련을 마치고 작은 배역을 맡겼다. 퇴근 시간이 지나 나에게 와서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이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걸 느꼈다. 이렇게 고생하는 배우들에게 공연이나 연습이 끝나고 오면 이제부터는 따뜻하게 대해줘야겠다”고 말했다. “고맙다, 그렇게 느껴줘서. 그리고 그 마음을 앞으로 공연 기획하면서 배우들이나 스태프에게 베풀면 된다”고 이야기해줬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나도 내가 이해 안 될 때가 있는데 타인은 오죽할까.
그럼 한 길 속을 모르는 사람끼리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진솔한 대화만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고 서로 맞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하기 전에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일방적 전달이 아닌 마음을 열 기회가 있어야 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에서 더욱 그렇다. 가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알려주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자신의 말만 하게 된다. 정작 아이들의 이야기와 생각은 무시하고 말이다. 이해가 부족해서다. 아이는 내 것이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을 하고 있다. 자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자.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한 번, 두 번 대화가 늘어나고 관계 형성이 된다면 쉽게 마음이 열리고 그때 부모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부 간에도 그렇게 해보자. 직장에서도 상사와 부하 직원끼리 그렇게 해보자.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연다면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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