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미술의 해외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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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2  |  수정 2016-02-02 08:06  |  발행일 2016-02-02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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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주 <아트스페이스펄 큐레이터>

어느새 2월이다. 설을 앞둔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꽁꽁 얼어붙었다. 잔뜩 움츠린 몸으로 한해 동안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는 사이 어영부영 달력을 넘긴다. 미술계는 연초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듯하다. 각종 지원금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소식들 외에도 ‘시각예술해외진출전략콘퍼런스’ ‘한국미술해외진출전략콘퍼런스’ ‘글로벌 아트마켓 프로젝트’ ‘미술시장 대토론회’ 등이 줄줄이 열렸다. 물론 서울에서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분야, 다른 시각으로 진행되는 것 같지만 ‘해외진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해외진출에 대한 지원은 우리나라 작가들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교류를 통해 국가나 도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예술지원정책은 이전부터도 진행되어왔다.

해외진출의 대표격에는 국가별 전시기획에 집중하는 비엔날레와 화랑의 작품판매를 목표로 하는 아트페어가 있다. 요즘은 미술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대구에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화랑이 있다. 그 중에는 대관을 하는 화랑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체기획으로 운영한다. 또한 세계의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아트페어에 진출해서 성과를 올리는 갤러리도 있다. 그러나 대구미술의 해외진출은 미술계의 질적·양적인 수준에 비해 아직 미미하다. 그 이유는 화랑의 경제력이나 미술가와 화랑, 화랑과 소장가 간의 신뢰도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제적인 시각에서 신뢰할 만한 화랑의 기획력과 전속작가의 부재다. 대구의 미술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작가와 화랑 간의 성숙한 관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난해 미술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단색화 열풍은 올해도 전략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더불어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는 ‘리얼리즘의 복권’이라는 주제로 민중미술을 시장에 내어놓았다. 단색화와 민중미술, 이 두 주제는 1970~80년대 한국미술의 두 축이었다. 대구에서 활동한 미술가도 이 두 축에 포함되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명이 되기도 하고 무대 뒤로 사라지기도 했다. 국제 교류를 위한 해외진출 전략이 발표되는 가운데 단색화의 열풍에 민중미술도 가세한다.

대구 나아가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좋은 작가와 작품이 있어야 하고,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좋은 갤러리와 작가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그들을 후원하는 자국의 미술문화가 받쳐주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세상은 글로벌과 해외진출을 외치는데 지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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