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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촌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저녁이면 동네 사람들이 텔레비전이 있는 한 집에 모여 담소를 나눈 기억이 생생하다. 동네 형, 동생, 친구들과 딱지치기, 구슬 따먹기, 소타기 말타기 등을 했다. 동네 골목의 평상은 주부들이 육아나 살림살이 정보를 나누는 카페 역할을 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처럼 음식도 나눠먹고 제집처럼 들락날락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마을은 높은 벽과 아파트로 된 칸칸의 집이며 도시 속의 감옥과도 같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누가 우리 집 벨을 누르면 경계하기 바쁘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2011년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삐뚤삐뚤한 손글씨의 편지가 붙었다. ‘12층에 이사 왔어요! 자기소개입니다. 힘세고 멋진 아빠랑 예쁜 엄마와 착한고 깜찍한 준희, 귀여운 여동생 지민, 저희는 12월16일 날 이사 왔어요. 새해 복 마니 바드세요- 1206호 사는 준희 올림’. 얼마 안 있어 그 벽면에 동네 사람들이 붙인 포스트잇 편지가 가득했다. 준희라는 꼬마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줬고 동네를 관계로 묶어줬다.
나는 이번 주 문화예술 협동조합과 관련된 연수를 받고 있다. 글을 쓰는 오늘은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내용이 주제였다. 마을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상적인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이 조직을 관통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다. 사회적 경제의 개념은 옛날부터 있었다. 앞에서 얘기한 것들이 아주 기초적인 관계 형성인 것이다. 그렇다면 마을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가 함께 사는 곳에 관계 맺기가 없으면 ‘마을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사회적 경제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요로 하는 것들을 관계로 맺고 있는 우리끼리 충족시키고,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스스로가 해결하는 것이다.
대구에서도 많은 사회적 경제 관련 사업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대구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경제를 알리려는 작은 움직임이 있다. 작년 한 해 대구사회적기업협의회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을 지원해주는 ‘커뮤니티와 경제’, 사회적 기업가들이 협력해 기초적인 사회적 경제 교육을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 그 결과물로 교육교재의 시안이 디자인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바람대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적용돼 사회적 경제와 청소년이 만나 지역사회를 행복하고 아름답게 꾸며서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세상이 채워졌으면 한다.
김병수 <극단 엑터스토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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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사회적 경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2/20160219.0101708032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