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한국문화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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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7  |  수정 2016-03-07 08:18  |  발행일 2016-03-07 제22면
[문화산책] 한국문화에 대해
강효연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 소장>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란 책이 있다. 우연히 이 책을 접하면서 프랑스 문화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다. 늙지 않는 프랑스 문화. 필자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작가 4명을 소개하는 ‘Made in Korea전’ 개막을 위해 작가들과 함께 2주간 파리에서 지냈다. 파리에서는 미술관 관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야 한다. 특히 작년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 이후 미술관과 박물관 방문시 입장 전부터 가방 검사를 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지만 여전히 미술관엔 사람이 많았다. 전시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정말 꼼꼼히 작품을 들여다 봤다.

교육과 문화는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말하는 프랑스. 그래서 필자는 과거 프랑스 유학을 결심했고 외국인이지만 프랑스인과 동등하게 1년에 30만원밖에 하지 않는 등록금을 내고 공부했다. 그래서 더욱 무시할 수 없는 이들의 교육과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문화는 어떤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파리에서 소개한 한국작가들은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전통과 현대를 잇는 동시대 작가들이었다. 이번 전시를 열어 놓고 전시장에 들러 관람객들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공손한 자세로 차분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자국의 문화뿐 아니라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이들의 자세와 태도는 거의 한결같았다.

문화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발견하는 이 시대의 기록이자 우리 자신이 아닐까 싶다. 한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은 한 세대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다시 말해 세대 간의 갈등이 아닌 공존에서 비롯된다. 각국 문화의 차이는 물론, 세대 간 문화의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을때 좀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향유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나의 젊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젊음을 인정하는 자세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면 늙지 않는 문화란 무엇일까. 흔히 늙는 것을 서글퍼하고 죽음의 문턱으로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기성세대의 역할은 과거의 영광을 좇거나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 스펙터클한 이벤트에 눈을 돌리는 데서 벗어나 문화의 가치를 보급하고 향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다시 말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뿌리 내리는 것이기에 늙지 않는 한국문화를 접하려면 대중 스스로도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 진정성을 공유할 줄 아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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