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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한 지 벌써 13년이 되었다. 2003년 개관 기념으로 푸치니나 베르디 작품이 아닌 창작 오페라 작품을 올렸는데, 당시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목화씨를 들여와 백성들의 의복에 획기적 기여를 했던 문익점 선생을 모티브로 현대적인 줄거리를 가지면서 시대를 오가는 내용의 작품이었다. 우리말 가사와 친숙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기에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우리말로 된 창작 오페라의 효시는 현제명의 ‘춘향전’으로 많이 알고 있으나 이보다 앞선 1940년에 한형석이 만든 ‘아리랑’이 최초의 오페라다. 아리랑산에 사는 목동과 시골처녀가 서로 사랑하다 일제의 침략으로 조국 독립운동을 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내용으로, 광복 전까지 중국에서 20여회 공연되어 당시 중국 음악계와 언론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우리 민족의 사기와 항일정신이 깃든 이 웅장하고 비장한 이 창작 오페라는 70년이 넘도록 무대에 올려지지 못하고, 심지어 존재조차 중국의 음악 사학자를 통해 밝혀졌다.
지난 한 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많은 작품의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올랐다. 물론, 새로운 무대의 시도와 신선한 음악적 주제를 무대에 올리는 창작 작업도 의미가 크다 하겠지만, 사라져간 창작 오페라의 복원과 재공연은 꼭 필요한 작업이라 하겠다. 모든 창작 활동은 작곡가들의 수많은 불면의 밤과 고뇌, 기쁨 안에서 탄생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에너지의 결과물이 단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버리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제명의 춘향전은 불안정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성악가의 음역 및 발성을 너무 극단적으로 확장시켜 오히려 불편해지는 단점들이 보이는 작품이지만 아직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데 비해, 작품성과 예술성에서 더욱 돋보이는 창작 오페라들은 재공연이 되지 않고 있다.
2006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었던 창작 오페라 ‘불의 혼’을 보면서 호불호가 있었지만, 민중이 주인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이라는 주제를 잘 표현했던 대본과 음악의 완성도가 좋았다. 오페라 감상은 등산과 같다. 어떤 산을 얼마나 잘 오르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되풀이되는 등반으로 산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창작 오페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우리가 창작의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허수정 (CM예술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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