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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정 |
클래식 음악에서 봄을 떠올리면 실내악이 떠오른다. 이는 실내악이 작은 형태로 앙상블을 중요시하면서 함축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봄의 아지랑이처럼 감성을 간질이는 부분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실내악은 클래식 중 쉽게 다가갈 수 없지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든 참으로 매력적인 장르다. 한 겹씩 벗길 때마다 새로운 속살을 보이는 양파 같다고 할까.
오페라나 심포니 등 직접적인 가사와 내용, 그리고 음악언어를 강하게 전하는 것들에 비해 실내악 감상은 조금 수고스럽고 느리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따라서 간편함과 빠른 속도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없는 음악 분야이기도 하지만 낮시간 티타임에 함께할 음악으로는 실내악 만한 장르도 없는 듯하다. 악기로 주고받는 대화, 또 연주자들끼리 눈빛으로 마음을 함께하는 대화를 나누는 교감의 측면으로 보아 우리는 실내악을 ‘벗들의 음악’이라고도 부른다.
기악 연주자들은 오케스트라나 독주를 통해서 음악적 감흥을 받고 연주하기를 즐겨 하지만, 실내악 작업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하고 연주자 스스로가 느끼는 감동을 갈구한다. 또한 실내악이 그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제각기 기술적으로 우수하여 독주성을 가져야 좋은 연주를 하게 되는데, 이런 실내악 작업이 음악인 개개인의 기량 향상과 음악적 완성도에 큰 영향을 주기에 클래식 공연에 밑거름이 되는 중요함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실내악 공연은 대중성과 떨어지는 이유로 주체적으로 자주 열기는 힘든 게 현실이다.
목련꽃이 필 듯 말 듯 봉오리가 진 봄날, 필자가 이끌고 있는 음악단체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최한 스프링 앙상블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이 실내악 페스티벌이 실내악의 홍보와 지역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관 주도하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노력이 우리 음악인들에게 큰 용기와 격려를 주고 있다. 이번 실내악 페스티벌은 참여한 단체의 순수한 음악적 열의와 관객 개발이라는 양면을 충실히 보여준 축제였다.
실내악 앙상블의 연주자들은 연주자 자신의 고유한 음색과 생각을 공동의 목표 아래 조화롭게 살려야 한다.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도 실내악처럼 하나의 두드러짐이 아닌, 자신의 것을 조금 내려놓고 타인의 생각도 존중하면서 조화에서 오는 편안함을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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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봄과 실내악](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3/20160331.0102308303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