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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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0  |  수정 2016-04-20 09:33  |  발행일 2016-04-20 제23면
20160420

사르트르는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반드시 거부해야만 한다”고 하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가 무인도에 홀로 있다면 그것은 제도화인가, 아닌가? 혼자만의 사고방식 그 자체가 이미 제도화이다. 사회집단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제도화되어야만 생존이 가능할 테고. 그렇다면 작가(예술가)는 어느 지점에 서 있어야 하는가.

걱정스러운 일은 예술을 볼모로 예술가나 작가인 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술로 가장한 것들을 쏟아내면, 예술을 자주 접하지 않는 일반인은 그것을 예술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예술을 끌어다 쓰며, 예술입네 하는 일종의 도발적 실험 또는 실험적 행위들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행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몰아붙일 수는 없다.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마르셀 뒤샹은 그의 작품 ‘샘’을 통해 이런 논란에 선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평생을 아방가르드 정신으로 살았다.

예술가는 감정과 의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창조해내어야 한다. 삶 자체를 하고 싶은 예술로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면, 비록 위대한 작품을 빚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예술가이다. 밀레는 “예술은 전쟁이다. 몸을 아끼면 전쟁에는 이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몸은 그럭저럭 예술판에 걸쳐 있으면서, 이렇다 할 작품도 없이 말만 많은 이들을 종종 본다. 심지어 어떤 공공기관에서는 ‘예술가 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강좌를 통해 단시일 내에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밀레는 치열한 예술적 삶을 지지했으며, 사르트르는 그런 삶 가운데에서 늘 깨어 있는 의식(제도화되기 거부)을 강조했다. 예술가(작가)가 깨어 있는 의식을 하루라도 걸렀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술가는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고, 새로운 모방(창조)을 위하여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한다. 앤디 워홀은 “예술가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주면 좋아할 것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한 칸트는 “매우 세련된 예술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도덕적 이상을 담아내지 못하면 그것은 기껏 오락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예술가 되기’는 앤디 워홀의 생각과 칸트의 생각을 아우를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정훈교 <시인보호구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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