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데이지의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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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8  |  수정 2016-04-28 07:48  |  발행일 2016-04-28 제23면
[문화산책] 데이지의 봉사
허수정

지인으로부터 다가오는 토요일 팔공산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복지재단의 자선 모금 바자회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소풍가는 마음으로 가볍게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행사의 취지와 진행 상황을 들으니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이 들고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던 분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뺨이 붉게 물들었다.

얼마 전 대구에서 공연을 가졌던 꽃보다 아름다운 유명 가수의 무료 공연은 귀를 즐겁게 하고, 자연의 텃밭에서 원생들이 애써 키운 식재료들로 요리 봉사를 하는 이들이 만든 음식은 입을 자극하고, 자발적으로 내어놓은 화가들의 작품은 눈을 호사하게 해줄 시간들로 준비되고 있었다. 아마 행복한 하루가 펼쳐질 듯하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듯 좋은 기운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데 선뜻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나는 항상 바라보면서 아쉬워하고 있고, 발자국 한 걸음에 아직도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은 ‘그 자체로 머무를 수 없고 그것이 의미일 수도 없으며 행동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데 그것이 바로 봉사’라는 마더 테레사의 메시지는 이런 순간마다 가슴을 울린다.

생각은 많은데 행동하는 용기가 부족한 나는 방송 매체에 나오는 자선단체나 국제 구호단체의 홍보영상을 보고 전화 수화기를 드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놓고 흐뭇해하는 비겁한 사람이다. 이런 고백이 나에게 채찍질이 되어 적극적인 봉사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공연을 만들어 문화예술의 소외지역을 찾아 음악인으로서 할 수 있는 봉사 기회를 자주 가지고, 필자가 가진 조그마한 재능을 나눌 수 있도록 열심히 계획하고 실천하고 싶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문화예술을 후원하고 공익사업에 지원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큰 틀에서 이루어진다면 소소한 우리의 움직임 또한 의미 있는 것이고, 이런 작은 봉사라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참다운 사회봉사가 되지 않을까. 우리는 사회봉사나 문화나눔을 너무 어렵고 멀게만 여기고 있다. 어떠한 것이든 각자가 가진 재능으로 사회를 아름답고 밝게 만들려는 노력만으로도 행복한 기운이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하자.

봄기운을 받아 연약하게 피어난 꽃, 데이지를 노래하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로 글을 맺는다.

‘데이지 꽃은 그것이 드리우는 제 그림자에 의하여 아롱지는/ 이슬방울을 햇빛으로부터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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