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불완전한 사랑을 위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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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9  |  수정 2016-04-29 07:41  |  발행일 2016-04-29 제17면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지만 아랑곳없이 매주 휠체어를 타고도 행복한 미소로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늦은 봄비로 차갑고 눅눅해진 봄날, 외롭고 힘든 이들 가슴에 따뜻한 사랑의 음률을 전하는 이들도, 한때는 모두가 힘든 지체장애인들이었다. 휠체어를 타야만 움직일 수 있는 그들에게도 기쁨과 행복을 공유하게 하기 위해, 음악을 통한 소통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단장을 맡고도 진료라는 핑계 아닌 핑계 때문에 거센 숨을 헐떡이며 참가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합창단을 위해 봉사를 하는 몇몇 분들에게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내내 감사와 사랑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화의 정의가 어떠하든 글로벌시대의 문화의 근본적 취지는 모든 사람이 정신적 및 신체적으로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한 것이다.

상인동 가스 폭발 사건의 현장에서 아이를 잃고 몸부림치는 어머니를 목격한 어느 시인의 절규하는 시를 읽었고, 아직도 수많은 눈물과 한숨 섞인 고통을 자아내고 있는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갑자기 잘 다니던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졌을 때, 평생 자신을 지켜줄 것 같던 부모님을 여의고 가슴이 아플 때, 이제껏 살아온 삶이 헛되고 잘못된 것처럼 자신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길 때, 폭락한 주식처럼 이성적 사고는 바닥을 치게 되고, 너무 높아진 현실에 자존감은 상실된다. “나에게만 왜 이런 일들이 생길까?” 이렇게 눈더미처럼 사회에 대한 불만과 피해의식이 쌓여갈 때 우리는 우리의 행복마저도 안전할 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얼마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어느 화가의 전시회에서 작품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함을 느꼈다. 피끓는 청춘에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졌던 그의 돌멩이 작품에서 드디어 생명의 나비가 탄생되었고, 차갑고 싸늘하게 느껴지던 그의 작품 속 돌멩이들은 푸르른 희망과 빠알간 사랑으로 승화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완벽하지 못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누군가가 이 불완전한 사랑을 위한 배려와 작은 나눔을 가질 때, 우리는 함께 행복해지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힘들고 외로운 이웃에 대한 우리의 작은 사랑은 비록 불완전하겠지만, 세상의 아름다운 시, 노래,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킨 그 작품들은 우리 마음 속의 영원한 희망으로 많은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미소와 행복을 오래 선사하게 될 것으로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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