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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규 <한국미술협회 정책연구소장> |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통일신라시대와 이를 발전시켰던 고려시대 문화의 공통점은 당대 세계미술에 대한 주체적 수용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특히 양란의 아픔으로 외부에 대한 시각이 닫히면서 문화가 시대를 선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최근 우리 미술계의 화두는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 문제와 정부가 발표한 ‘국정 2기 문화융성 정책’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국외 영입에 관해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관장을 국내기준에 둘 때 예술인의 개성이라는 명분의 분열 양상은 그 누구도 선임할 수 없는 상황임을 잘 알려진 일이다. 물론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외국전문가를 영입했으나 이는 2~3개월 제한된 기간에 펼쳐지는 행사였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은 이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초라한 작품 구입 예산이나 현대미술의 국제성을 고려하면 시각을 열어 외국인을 뽑는 것은 수용해볼 만한 일이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2기, 문화 융성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브리핑에서 문화 융성의 방향으로 문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및 문화영토 확장,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한 산업화와 창조경제 핵심동력 구축, 국민 생활 속 문화 확산 등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중 미술인의 관심을 모은 것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이었다. 문체부는 대한항공 소유인 서울의 옛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에 한국 문화체험공간인 ‘케이-익스익스피리언스’를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에 실질적 육성방안이 보이진 않는다. 또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을 1만5천석 규모의 아레나형 K-pop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홍보적, 상업적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
박근혜정부 4대 정책 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으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정 2기 문화융성 정책은 ‘문화가 있는 날’과 같이 문화 저변 확대보다는 경제적 가치 창출로 방향을 돌린 것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문화가 있는 날과 별도로 기업, 학교 등이 자율적으로 문화체험을 하는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 사업도 시행한다고 하나 개념을 축소했다는 느낌이다.
문화는 우리에게 공짜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숙된 인식과 진지한 삶의 가치 모색을 바탕으로 한다. 단기적 효과를 꾀하기보단 프랑스처럼 ‘문화우선 정책’을 우선적, 지속적으로 실행할 때 문화 융성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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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를 국가발전의 동력으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5/20160517.01025080751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