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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환 <놀레벤트 대표·한국이벤트협회장> |
오래전 야외행사 준비를 할 때였다. 설치된 조명 중 ‘PAR 라이트’라 불리는 깡통모양의 조명기기가 부족해서 스태프에게 ‘소파’ 몇 개만 더 가져오라고 요청했다. 이벤트 현장에서 용량이 큰 PAR조명기는 ‘대파’, 작은 것은 ‘소파’로 불린다. 예상 시간보다 훨씬 지난 뒤 스태프 몇 명이서 소파(sofa)를 열심히 들고 오고 있었다. 소통의 미디어라 여겨지는 이벤트 현장에서 스태프 간 소통 부재로 생긴 에피소드 중 하나다.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수많은 매체들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고 있다. 신문, 잡지로 대표되는 인쇄매체를 비롯해 TV와 라디오 등의 전통적인 매체, 영화·인터넷·스마트폰에 이르는 새로운 미디어가 넘쳐난다. 인공지능이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기는가 하면, 상상하는 것이 바로 현실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냄새 나는 소통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SNS에서 아이디와 익명성 뒤에 숨어 일방적인 의사전달을 일반화하고 있다.
소통(communication)의 어원을 살펴보면 ‘공통되는(common)’ 혹은 ‘나누다(share)’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이것은 일방적 전달이 아닌 함께 공유하고 전달의 행위를 서로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통은 어려운 게 아니다. 아름다운 말과 좋은 글, 긍정적 행동들을 서로 나누고 함께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밥상머리에서 자녀들에게 지혜를 가르치고 가족과 소통해 왔다. 나라에서는 신문고를 통해 백성과 교감했다. 로봇과 AI, VR 등의 키워드가 주도하는 디지털세상이지만 마음으로 나누는 진정한 소통이 그립다. 듣고 싶은 것만 듣지 말고 상대방의 눈을 보고 귀를 열어 마음으로 다가가 보자.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툴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직접 마주하고 온몸으로 표현하면 마음으로 움직이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했다. 바쁜 일상이지만 가족과 자주 식사하자. 부끄러워하지 말고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따뜻하게 얘기해보자. 나중에는 늦을 수 있다. SNS친구들이 올린 글에 습관처럼 ‘좋아요’만 누르지 말고, 글에 답을 하고 의견을 나누고 대화해보자. 선플의 전도사가 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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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소통의 문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5/20160525.0102307504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