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훌륭한 컬렉터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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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4  |  수정 2016-06-14 08:00  |  발행일 2016-06-14 제25면
[문화산책] 훌륭한 컬렉터의 조건
최성규 <한국미술협회 정책연구소장>

미술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면밀히 살펴보면 미술계와 무관하지는 않겠으나 미술 외적인 일임을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런 시기에 오히려 개별 소장자들의 미술품 소장이 늘어난다는 통계다. 시사적 안목과 미술에 대한 눈 밝은 소장자들이라 하겠다. 이들은 미술 외적인 이유로 미술계가 타격을 받을 때, 즉 일반적 시장논리로 보면 불경기 때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름의 학습과 현장경험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컬렉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호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가장 강력한 기준이다.

미술품은 문학, 음악, 무용 등 다른 예술과는 달리 금전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 이 현금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종종 어긋나는 경우가 있고, 때때로 화랑이나 비평가 또는 작가들이 그 현금가치 때문에 예술적 가치를 과장하거나 호도할 위험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 미술품은 일반인들이 선뜻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자기의 주관적인 눈만을 믿기에는 위험이 너무 큰 것이다. 따라서 취미 생활과 투자 목적 중 그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미술품 소장자, 즉 컬렉터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매우 까다롭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만큼 게임의 재미와 유혹도 큰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컬렉터들이 알아야 할 상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현장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전시회, 박물관 등을 수시로 찾고 그림을 간추려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믿을 만한 파트너가 필요한데 화랑, 미술평론가 등이 그들이다. 다음으로 자기와 같은 취미, 감성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작품의 질 또한 파악해야 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우수한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격이 비싸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유리하다. 투자의 개념으로 작품을 구입할 땐 구입 후 최소한 3년은 기다려야 하며 무턱대고 유명작가나 작품에 관심을 두기보다 신인작가가 오히려 투자가치가 높을 경우가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만약 미술품을 가까이 두고 즐기기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라면 싫증나지 않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으며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컬렉팅의 가장 큰 비밀이다. 그 비결은 주변의 미술품들을 매일 보는 습관을 들이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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