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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원 <피앤씨 갤러리 아트디렉터> |
아르키메데스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모래 위에 도형을 그리며 기하학을 연구하였다. 한 사람의 위대한 현자라도 인간의 일생은 그렇게 허망한 것인가. 나는 웬일인지 이 일화를 생각하면 그가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가 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과학자 역시 예술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수학의 마음에 주는 떨리는 감동.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1930년 7월14일 베를린 시 외곽 한 가정집에서는 인류 역사의 가장 인상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것은 바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시인이자 철학가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모두 네 번에 걸쳐 우주와 철학, 과학, 정치, 종교, 음악 등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 동양과 서양, 철학자와 과학자가 나누는 이 대화의 핵심은 ‘인간’과 ‘진리’와 ‘아름다움’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인간의 의식에서 비롯된다는 데 동의한다. 즉 아름다움이란 사물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주체가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9년 전 이미 상대성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42세의 젊은 아인슈타인은 타고르에게 반문한다. “그러나 우주의 보편적인 진리는 영원하며 이것은 인간과 상관없는 아름다움 아닐까요.” “저의 진리탐구는 바로 그 우주적인 진리를 알고자 하는 열망이며 그것은 저의 신념이자 종교입니다.”
신과 우주의 영원한 섭리를 찬양하는 기탄잘리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흔이 넘은 백발의 스승은 그러나 “인간이 우주적 진리라고 생각하는 그것조차 인간이라는 잣대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일 뿐”이라고 대답한다. 나방이 생각하는 진리가 우리의 그것과 다르듯이 우리의 진리도 또 다른 존재가 본다면 ‘또 다른 나방의 진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진리탐구라는 신앙을 고백하고, 신의 섭리를 찬양하는 타고르는 그에게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모두 음악을 사랑했으며 오랫동안 인도의 음악과 서양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두 사람을 찍은 사진에는 둘 다 우연인지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몇 년 전 읽은 두 지성의 대화와 그날의 사진은 내게는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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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아름다움에 대하여](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7/20160715.0101707402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