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직업인으로서의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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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6  |  수정 2016-07-26 08:09  |  발행일 2016-07-26 제23면
권경훈 <연극인>
권경훈 <연극인>

2016년 6월3일 우리에게 한명회로 널리 알려진 배우 고(故) 정진(정수황) 선생님께서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배우 출신 연출가인 이해랑(1913~1989)에게 발탁돼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2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원방각, 신협, 사계 등 다양한 극단을 아우르며 전통 연극을 고집해 연극인의 삶을 이어갔다. 1979년 TBC 특채 연기자로 TV 브라운관으로도 얼굴을 알리게 됐다. 특히 고인은 담낭암 투병 생활 중에도 연극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들은 “이번에도 아버지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1인극을 준비하던 중 쓰러지셨다. 침대에 누워서도 연극 스케줄을 잡고 캐스팅을 하시더라”고 말해 감동이었다. 정진 선생님은 생전에 돈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철칙으로 삼았다 한다. 데뷔 이래 상업적인 작품보다는 정통 연극 등을 고집하며 연극인의 삶을 살아오신 선생님은 그래도 여느 연극인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누리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얘기해본다.

옛 어른들 말씀에 배고픈 직업, 없이 여겨졌고 딴따라라 불렸던 연극인의 삶.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예술인의 삶에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아주 반가운 일이다. 본인도 가지고 있는 예술인 카드에서부터 다양한 예술지원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연극인을 직업이라고 말하기 힘들었던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음을 스스로 경험하고 있다. 연극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예술정책 중의 하나인 토요꿈다락, 각종 형태의 동아리 예술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민간 소극장 활성화를 통해 연극 활성화와 예술 생태계 선순환을 유도하고 극장을 거점으로 한 예술단체간의 협업, 지역사회 교류 및 신작 개발 등 민간 단위에서 공공 성격의 극장 운영을 촉진하도록 해 민간 소극장의 활로를 찾아 문화소외지역으로의 공연장 이전도 지원하는 방향이다. 나도 지난해에 이어서 2016년도 공연예술분야 기획 및 전문 인력 지원사업에 무대 감독으로 활동하게 됐다.

연극은 나에게도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연극을 꿈으로 삼고 자라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연극인도 가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이라고 더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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