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죽순, 그 열두 마디의 외침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8-10  |  수정 2016-08-10 09:16  |  발행일 2016-08-10 제26면
20160810
홍영숙 <시인>

대구문학관에서는 시 동인지 ‘죽순’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죽순, 그 열두 마디의 외침’을 열고 있다. 대구에서 시작돼 한국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죽순시인구락부와 근대문인을 조명하는 이 전시에서는 죽순 창간호와 임시증간호 등 종간되기까지 발간된 12권의 죽순을 만날 수 있다.

1946년 5월, 광복 이후 최초로 발행된 ‘죽순’은 창간호에서 ‘왕대의 꿈을 안고 오래 부르지 못한 노래를 하늘이 베푼 이 땅의 해방과 함께 힘차게 불러볼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죽순이다. 문학예술의 한 조각인 시 문학의 봉화가 될까 한다’라고 쓰고 있다. 광복의 기쁨 속에 조심스럽게 드러낸 시인 이윤수의 열정과 결연한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은 ‘죽순’은 광복 이후 사회적 혼란 속에서 순수문학을 지향하며 광복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시의 본질적인 모습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1949년 종간에 이르기까지 유치환, 박목월, 이호우, 이영도 등 한국문학사에 손꼽히는 유명시인과 함께 시론, 문단소식, 추천시단 등을 통해 향토문학의 발전과 중앙문단과의 교류를 이끌어내며 대한민국 최초의 시 전문지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949년 7월, 11호를 끝으로 종간하게 된다. 발행인이자 편집인이었던 이윤수 시인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죽순’은 30년이 지난 1979년 복간돼, 한국문학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동인지로 현재까지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죽순의 실질적인 운영자였던 이윤수 시인과 문인들의 문화사랑방이었던 ‘명금당’ 이야기, 함께 작품 활동을 했던 동인들의 작품과 육필 시,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이상화 시비 건립과정의 사진자료, 당시의 문단소식 등 동인지에서 시 전문 문예지로, 창간에서 복간 이후 지금까지 이어오는 ‘죽순’의 7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죽순의 역사는 대구시문학과 궤를 같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문학관은 죽순을 상징조형물로 삼았다. 힘차게 대지를 뚫고 솟아오르는 대나무의 새순처럼 항상 새롭게 거듭나는 대구의 문학과 문학인이기를 소망한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조형물 죽순은 3층과 4층을 관통해 하늘을 뚫고 나갈 듯 우뚝 서있다. 8월, 광복절을 즈음하여 광복기 시동인지로 탄생하여 시 전문 문예지로 자리매김했던 ‘죽순, 그 열두 마디의 외침’에 귀기울여봄은 어떨까.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