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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었다. 낮 동안 달궈진 바람은 해가 져도 식을 줄 모른다. 집집마다 문을 꼭꼭 닫고 잠에 들기 위해 냉방기기에 의존하고 있다. 올여름 더위는 주먹 없는 폭력 같다. 영천의 기온이 39℃를 넘어섰고 경산 하양은 무려 40℃를 찍었다. 전국이 이 무시무시한 더위에 밤낮 없이 시달리고 있다. 제31회 리우올림픽의 열기도 잠 못 드는 밤에 한몫하고 있다. 경기를 보느라 식구들이 밤을 지새우는 날이 잦아졌다. 조별예선 1위로 8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그랬고, 올림픽 3연패를 기록한 진종오의 사격이 그랬고, 올림픽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 대표팀의 경기가 그랬다.
특히 여자 양궁대표팀은 단체전에서 8연패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양궁의 새역사를 기록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가대표선발전이 더 치열하고 힘겨운 관문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의 기량은 전 세계가 인정한다.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한 장혜진 선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단 1점 차로 출전에 실패했다. 이후 매년 세계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대했던 리우 프레올림픽 대표선수팀에 합류하지는 못했다. 선수단 일행으로 리우에 동행하게 된 장혜진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나면 아무도 없는 연습장에 혼자 들어가 훈련을 했다. 남 몰래 연습을 하면서 내년 이 무대에 당당하게 다시 서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노력을 거듭한 끝에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예상하지 못했다. 최대한 후회 없이 게임을 즐기자는 마음이었다. 잘 즐겼고, 후회가 없기에 만족한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활짝 웃는 얼굴로 시상대에 오른 그녀의 두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그동안의 힘겨웠던 많은 일들이 스쳐갔을 터이고 서러움이 복받쳤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루어진 결과에 스스로 감사하는 눈물이기도 할 것이다.
8강에 오른 축구대표팀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끝내 상대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잘 싸웠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도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이 또한 값진 눈물이 아닐 수 없다. 장혜진이 그랬듯 이들 역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선 주인공이다. 선수들 모두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올림픽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남은 기간 노력한 만큼 즐기고 돌아오길 바란다. 창 밖에 후두둑 비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나가면 더위도 곧 가실 것이다.홍영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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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값진 눈물](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8/20160817.0102708055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