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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경훈 <연극인> |
해밀 조미하의 책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내 살아온 길목 따라 뒤돌아서 찾아가니 많고 많은 인연들이 잊히고 함께했네. 어깨동무했던 인연, 눈물 줬던 아픈 인연, 미운 마음 남겨두고 멀리 떠난 갈등 인연. 어느 시인 얘기했나 인생길은 소풍이래. 이 세상에 소풍 와서 잠시 빌린 인생살이. 무슨 욕심 그리 많아 아웅다웅하고 사나. 좋은 것만 기억해도 넘쳐나는 인생인걸. 사람들은 얘기하네 인생길은 혼자라고. 잠시 서로 빌린 어깨 돌려주면 혼자라고. 혼자이면 어떠한가 홀로 가면 어떠한가. 함께했던 기억들이 좋은 친구 되어주리.’
그 어느 해보다 올해 내게는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 일들이 많이 생겼다. 외롭고 어려운 연기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생겨 감사하고, 빡빡한 일정에도 감사하다며 따라와 준 백발의 제자들에게도 고맙기만 할 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말없이 곁에 있으면서 믿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에 무대감독으로 참여한 공연을 마친 후에도 큰누나로부터 손편지를 받았다. 두껍게 분장하고 올라선 무대에서는 못할 말이 없었는데 현실로 돌아온 나는 입이 무겁기만 하다. 가슴속에서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이 넘쳐나고, 머릿속에서만 빙글빙글 돌고 있다.
매주 신문에 글을 쓰면서 연극을 시작할 때의 초심도 들여다보고 지금까지 내가 혼자가 아니라 사랑해주는 이가 항상 함께했다는 것도 느꼈다. 진심을 다해서 노력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도 갖게 됐다.
나이가 들어 그저 성숙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깊어지고, 옆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겨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나이가 들어도 꿈을 꾸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갈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내 삶이 남아있는 한 기쁜 마음으로 연극 배우, 연극 선생님, 성숙된 인간으로 나의 길을 나아갈 것이다. 비록 평탄하고 곧은 길이 아닐지라도, 울퉁불퉁 흙길을 걸어가더라도 작은 돌멩이 툭툭 차 가며 한 번씩 파란 하늘도 올려다보며 땀도 식혀가며 나의 길을 즐기면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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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홀로 가는 길](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8/20160830.0102508040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