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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 <작가·배우> |
햇살도 풍요로운 9월의 가을 아침을 영남일보와 함께 활짝 엽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에게 배달된 ‘하루’라는 선물상자에 곱게 장식한 포장지를 하나씩 펼쳐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제가 오늘 배달해드릴 선물상자는 바로 기쁨이라는 감성을 담은 택배입니다. 가볍게 포장지를 걷어내고 배달된 첫 상자를 열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직장이라는 틀 안에서 현실과 팽팽히 맞서 싸우며 몰아치는 업무, 직장 상사의 히스테리에 이리저리 치이고 불쑥불쑥 솟는 두 주먹으로 지그시 눌러 쓴 사표를 이빨 꽉 깨물고 찢어내길 수만 번, 집에 있는 처자식과 애정 서열 1위인 해피, 매리, 복순이의 사료 값을 벌기 위해 그렇게 한숨으로 삭이지는 않으셨나요? 퇴근 후 시원한 술 한 잔에 울컥 눈물을 쏟아내고 싶지는 않으셨나요? 이렇게 기분이 난조를 겪을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절로 활개를 칩니다. 일이 주는 성취욕은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우리의 마음에 그토록 ‘참을 인’자를 새겨 넣게 하는 것일까요. 하룻밤 꿈처럼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월급 봉투에 한 달치 고생을 위로받으며 포장마차 귀퉁이에 앉아 ‘고진감래주’를 폭풍 흡입했을 당신,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쓸 때 진솔한 감정이 나옵니다. 하지만 한발짝 물러나 인간군상을 살필 때 더 풍요로운 소재가 종이에서 싹틉니다. 흔한 사랑이야기도, 치정에 사무치는 복수극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작가는 글로, 화가는 그림으로, 샐러리맨에겐 칼퇴근의 성취로, 그 희망의 색깔과 크기가 모두 다르겠지만 꿈은 꿈 이상의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밤새 쏟아지는 졸음을 물리치고 자음과 모음을 불러내 술래잡기 한판으로 활자와 데이트를 즐기는 것. 작가의 펜은 종이로 만든 놀이터에서 활자의 모래성을 짓고 또 부수는 일. 그렇게 반복되는 학습에서 유연하고 자유롭게 글발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만 번은 찢어내고 싶었을 법한 카드영수증이 한 달치 월급봉투를 인질로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어도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이는 적금통장처럼 내일의 당신에게 꿈을 더 알맞고 윤택한 모습으로 성장시켜 주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기쁨만 꺼내 든, 빈 택배상자에는 한껏 뭉친 스트레스를 담아 가차없이 폐기처분 해주길 바랍니다. 착불 사인은 제가 할게요. “언제나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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