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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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2  |  수정 2016-09-22 07:49  |  발행일 2016-09-22 제22면
[문화산책] 아름다운 도전
최영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지난 추석연휴 첫날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 선수가 한일 통산 600홈런을 날렸다. 올해 만으로 마흔이 된 이승엽 선수가 1995년부터 22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쌓은 기념비적인 업적이다. 홈런에 관한 한 이승엽은 아마도 한국프로야구사에 앞으로 100년 동안은 깨지기 힘든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는 일본에 진출하기 전 9년 동안 324개의 홈런을 쳤는데, 35년 역사의 한국프로야구에 이만큼 홈런을 친 선수도 그를 포함해 5명밖에 없다.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을 수립하고 기대와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바다를 건너갔지만 일본에서의 8년은 그에게 극복과 영광, 좌절과 시련이 함께한 굴곡진 시간이었다. 일본에서의 전성기는 첫해 적응기를 거치고 30개 홈런을 기록한 2005년, 일본 최고의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41·30개 홈런을 기록하며 도쿄돔을 열광시켰던 2006·2007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4년 동안은 부상과 슬럼프, 일본인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한 혹독한 시간이었다. 아마 거기서 선수생활을 멈추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이미 누구도 부럽지 않을 부와 명예를 쌓은 전설적인 선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새로 팀을 맡은 류중일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제든 돌아오기만 하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일본 8년 통산 159홈런의 기록을 남기고 영구귀국을 선언하면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부상과 슬럼프를 반복했던 그의 부활을 기대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복귀 첫해 2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아직 쓸모가 있음을 보여줬고, 2013년에는 올스타전 홈런더비 우승까지 차지한다. 힘으로 덤비는 후배들과 맞붙어 연신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는 그의 부드러운 스윙은 경지에 이른 고수의 모습 그것이었다.

이후 5년 동안 117개의 홈런을 더 때려낸 그는 100년 넘는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8명밖에 밟지 못한 600홈런의 고지에 올랐다. 그는 ‘영혼이 담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도 유명하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높은 일본야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가 쏟은 노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동안 필자는 이해했었다. 그러나 이승엽의 진정한 노력은 주저앉고 싶을 때 포기하지 않고 일어선 그의 도전이었다. 그의 아름다운 도전에 팬들은 야구장을 찾고, 그의 포물선에 열광하고, 앞으로 언제까지나 야구에 대한 이야깃거리에서 그의 이름은 빠짐없이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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