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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 <작가·배우> |
셰익스피어는 뇌를 ‘영혼이 거주하는 여린 공간’이라 칭했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착각을 자각하는 담당회로가 없다고 한다. 때문에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뇌 속 시냅스의 전기신호는 착각이라는 오차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통계다. 만약 인간의 뇌가 착각을 구분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더라면 인간은 사랑에 빠지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망각의 바다에 뛰어들어 뜨겁게 미쳐버릴 용기를 주는 표상인 셈이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당신의 뇌는 지극히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류의 대단한 착각을 통해 아담과 이브는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일념으로 주야장천 쑥과 마늘을 복용했던 웅녀는 처녀 곰으로 죽지 않고 아침 해가 비치는 아사달로 향할 수 있었으리라 정리해 본다. 생각해 보라. 우리는 어디에서 왔겠는가. 낭만적 사랑의 진화로부터 탄생된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수렵생활의 원시시대를 거쳐, 오랜 세월 세기의 진화를 거듭하며 DNA에 유전적 정보를 저장해 왔고 결정적 순간에는 저장된 기억력에 의거해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이 인간의 위대한 착각이라 해도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에는 DNA의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니 우주공간이 소멸하는 날까지 사랑을 부정하지 말라!
포켓몬고(Go)와 같이 덕후질을 불붙이는 게임 열기가 완연한 요즘, 바야흐로 4D로 구현되는 세계가 열렸다. 4차원의 시뮬레이션은 가동됐고 우리의 일상은 어느덧 증강현실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이에 정신분석학자들은 증강현실의 착시 부작용이 가상현실의 위험도보다 높을 것이라는 학설을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집약된 힘의 논리 속에 적절하게 분배되지 못한 불균등한 사회, 경쟁을 부추기는 폭력적인 태도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가엾은 캐릭터. 어쩌면 우리가 보는 현실은 또 다른 착각은 아닐까.
다만, 우리가 속지 말아야 할 것은 망각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꿈꾸지 못하고 시각에만 멈춰있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철저한 도피다. 그러니 꿈꾸라! 사랑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아름다운 우리의 삶을 위하여.
필자는 그동안 홍길동으로 살아왔던 방랑자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마른 장작 같던 붓끝에 향학열을 불태워, 피 같은 먹물을 쏟아부을 작정이다. 날것 그대로 팔딱팔딱 하늘을 향해 용솟음치며 꿈틀대는 나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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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망각의 바다에서 놀아라](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9/20160928.0102508023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