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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정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홍보팀장> |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소설이 있다. 제목만 보면 정말 예쁜 내용일 것 같지만, 이 책은 동성애자인 ‘무츠키’와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고 있는 그의 아내이자 알코올 중독자인 ‘쇼코’, 그리고 동성애자 남편의 애인인 ‘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무슨 비정상적인 관계냐 하겠지만 그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아간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상의 편견이 만든 ‘다름’에 대해 뭔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삶이 꽤 오랫동안 내 안에서 여운을 남겼던 것 같다.
내 삶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20대부터 지금까지 나는 수시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던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의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은 사회초년생 무렵이었던 것 같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에도 일이 재미있었던, 만나는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즐거웠던 20대 후반이었다. 모든 게 즐거웠던 그 시절에는 그 어떤 불만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고 모든 사람이 내게 호의적이라 믿었기에 그때의 나는 분명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때의 생기발랄함은 점차 사라지고, 일상에 파묻혀 있는 모습을 곧잘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스스로 그 빛을 꺼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재미있었던 일에 지쳐가고 새로운 인연은 귀찮아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을 ‘그럭저럭’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인생을 ‘100세 인생’이라 하는데 절반도 훨씬 넘게 남겨둔 내 ‘인생’에 참으로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혜민 스님은 한 저서에서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했다. 지금의 나처럼 그렇고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볼 일이다. 저마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삶은 오직 스스로만이 만들 수 있고 그 빛은 계속해서 발할 수 있을 테니까. 우리네 인생은 시간에 달린 게 아니라 의지에 달렸으니, 이제라도 내 남은 삶의 순간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갈고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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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반짝반짝 빛나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9/20160930.0101707311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