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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 <작가·배우> |
영화 ‘식스센스’를 보면,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큰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공포, 숨겨진 진실. 관객은 그것들에 희열을 느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실체는 사실상 피부와 맞닿아 있지만 우리의 일상은 보이는 피사체의 초점, 그것에 함몰되는 시각적인 것에 익숙한 동물인지도 모른다.
1902년 흑백 무성영화 시대, 연극배우와 마술사로 활동했던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소설가 쥘 베른의 공상과학 소설 원작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시각화시킨 흑백영화 ‘달 세계 여행’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신(scene) 곳곳을 장식한 공간표현 요소들이 독특한 영상언어로 표현된 프랑스 작품이다. 이 흑백 무성영화는 금세기 최초의 공상과학 영화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와 서양세계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달나라 여행이라는 획기적이고 다소 파격적인 오락물을 담담하게 지켜보던 고등학교 시절, 나의 정서는 어느덧 서서히 젖어 들어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영화 입문교과서인 이 흑백필름을 꺼내들고 생각하면서 이런 상상력은 어떻게, 어디서부터 발생되는 걸까 싶은 질문이 들었다. 자유로운 사고와 경험으로 깨치는 진리.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인생의 진법으로 삼았고, 이스라엘에선 성경의 말씀을, 중국 사람들은 주역을 도의 경전으로 여겼다. 물론 현대에는 모두 위대한 철학서, 스테디셀러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세계는 나라마다 가치관과 철학의 설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인문학이라는 꽤 괜찮은 교과목이 있으니 좌시되지 않길 살짝 강조해 본다. 외래문화를 선망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보이지 않는 규범들로 획일화된 사고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하지만 낯선 것들에 대한 배척의식도 단단하다. 이는 마치 우리의 사고를 거대한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처럼 대량생산하려는 의지인 것마냥 느껴질 때도 있다.
진리란 속을 헤집고 들어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좌심방 우심실에 들어차 있는 공기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칠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숨 쉬는 차가운 공기를 온 몸으로 데울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서양 문화의 다채로움을 즐기기 위해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싶다. 이탈리안들이 가진 예술의 근본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창작의 수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다가 여행길에서 지치면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피자 한 조각으로 여흥의 멋을 즐겨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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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별빛 달콤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10/20161012.0102308130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