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큰 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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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8  |  수정 2016-10-18 07:51  |  발행일 2016-10-18 제25면
[문화산책] 큰 바위 얼굴
류진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홍보부장>

북한 핵, 사드, 지진 등 자연 재해, 양극화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복잡다단함을 보면서 한 소설을 생각했다. 동화 같은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1850년대 미국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큰 바위 얼굴’이다. 이 소설을 읽은 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큰 바위 얼굴’은 어떤 사람인가였다.

작가는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들은 전설을 철석같이 믿으며 살아가는 주인공 어니스트를 통해 위대한 인물, ‘큰 바위 얼굴’이 어떤 사람인가를 전한다. 자신의 고향 계곡에 마치 사람의 얼굴처럼 인자한 모습의 큰 바위와 닮은 위대한 인물이 세상에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어니스트. 그는 기다림 속에서도 항상 자신을 지켜보면서 인자한 웃음을 버리지 않는 자연의 가르침에서 순리를 배운다.

마을에는 계곡 출신의 은퇴한 위대한 블러드앤선더 장군(Old Blood and Thunder)과 상인이자 엄청난 거부인 게더골드(Mr. Gathergold), 대통령을 꿈꾸는 위대한 정치가(the Statesman), 자연을 노래하는 위대한 시인(the Poet)도 함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현실세계에서 부, 권력, 명예 등을 가진 그들이 결코 큰 바위와 닮은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넌지시 던진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로 사람들에게 지혜를 가르치고 감동을 전하는 어니스트가 진정 참 인물임을 전한다.

호손의 소설과 시점이나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에서도 요즘 큰 바위 얼굴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경쟁하는 정치의 계절 탓에 인물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많은 문제가 봇물처럼 터지는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인 성찰과 오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 중심이라는 인간의 가치를 존중해 줄 참 인물이 그립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인물을 현실에서 찾기는 녹록지 않다. 많은 이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길면 자르고 짧으면 늘리듯, ‘큰 바위 얼굴’의 기준 또한 스스로 재단한다. 그 기준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주변의 생각은 도외시한 채. 그렇지만 사람들은 호손의 소설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참 인물을 찾아 낼 것이다. 뚝심과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일을 추진하며, 서민들의 삶이 깃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사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는 철학으로 세계와 소통하며 사람의 소중함으로 세상을 이루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참 어른…. 그런 사람이 큰 바위 얼굴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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