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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호 <국악작곡가> |
이 칼럼을 쓰게 되면서 일단 처음으로 든 생각은 바로 ‘긴장’입니다. 늘 음표와 싸우고 화해하고 기뻐하고 아름다워하고 감동을 받으며 음악과 함께하던 내가 이젠 글로 나를 표현하고 저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낯가림이 심하던 내가 새로운 이를 대하니 ‘긴장’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음악을 데려오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늘 행복한 일인 듯합니다. 물론 음악을 처음 대하였을 때에도 긴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의 느낌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처음 본 순간 나의 운명임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긴장’이 곧바로 ‘설렘’으로 바뀐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긴장’은 음악 안에서도 많이 출현합니다. 음악용어들이 외래어가 많기 때문에 텐션(tension)이란 말로 자주 쓰이는데, 이는 화성적 구조 안에서도, 음악적 흐름 안에서도 쓰이며 다양한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요즘 클래식 현대음악 장르가 국악에도 확산되면서 국악기 특유의 텐션을 활용하는 작곡가들도 많습니다. 국악기의 특수한 배음관계와 음색은 새로운 소리를 추구하는 모든 이에게 적지 않은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음악에서의 ‘긴장의 효과’는 바로 뒤에 이어지는 설렘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수많은 명곡의 특징은 바로 이것을 얼마만큼 잘 살렸느냐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긴장’이 ‘설렘’과 만났을 때 많은 사람이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필자도 곡을 쓸 때마다 긴장과 설렘을 생각하며 음악을 대하게 되는데, 그것은 늘 새롭게 다가옵니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음악은 내가 사랑을 느끼면 사랑으로, 이별의 슬픔을 느끼면 슬픔으로, 비장함을 느끼면 비장함으로, 열정으로, 무서움으로, 상쾌함으로, 행복함으로…. 예를 들면 지금 이 글을 쓰기 두 시간 전 국악실내악 위촉곡 ‘그대에게’라는 곡을 완성하였습니다. 많은 작업량 탓에 시간에 쫓겨 써서 그런지 푹신하게 안겨 쉴 곳에 필요했기에, 나의 옆에 누군가의 따스한 느낌을 상상하며 그 사람을 바라보는 저의 눈으로 곡을 썼는데, 그 따스한 곡 속에도 사랑에 대한 긴장과 설렘이 존재합니다. 이렇듯 ‘긴장’과 ‘설렘’은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느낌으로 함께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음악이 아닌 글로써 ‘긴장’을 느꼈고, 지금 이 순간은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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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긴장과 설렘](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11/20161103.0102308041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