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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다운 마을 정미향씨
정미향 주부는 2014년 ‘정다운 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수성구 시지동에 여섯 가구가 빌라를 짓고, 함께 살아간다. 정다운 마을은 ‘우리의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체 육아를 실천하고 있다. 정씨의 10세, 8세, 2세의 세 아이는 모두 공동육아로 자라고 있다. 첫째와 둘째는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인 씩씩한어린이집에 다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정씨는 마을 주민과 소박한 티타임을 즐긴다. 또래의 엄마들과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하고, 육아정보를 얻기도 한다. 정씨는 “아이를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울 고민을 하다가 뜻맞는 이들과 공동체 마을을 만들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육아에 대한 고민에서 공동체 마을이 출발했지만, 이를 통해 어른들의 삶도 바뀌었다. 정씨는 “이곳에서는 각자의 생활이 보장되면서 수시로 공동의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고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다”며 “아이들이 자라 언젠가 저희 품을 떠나더라도 이곳에서의 생활이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무엇보다 언제든 되돌아올 수 있는 마을이 있다는 것은 아파트 생활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공동육아 확산되려면 사회적관심·행정지원 뒷받침돼야…대구는 아직도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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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처음 등장한 공동육아는 어느새 우리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적 관심이나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더 확산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해바라기방과후학교 오현석 이사장은 “서울 성미산 공동체가 전국적 이슈가 되면서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지역의 상황은 여전히 큰 차이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오 이사장은 “서울은 공동육아를 하겠다고 하면 서울시가 건물 전세비의 마련을 위해 대출보증을 서주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구는 아직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공동육아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생명의 자람, 한 아이의 성장을 소비적인 교육이라는 협소한 영역이 아니라 아이가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고 있는 마을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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