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숱한 거절이 있은 다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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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6  |  수정 2016-12-16 07:39  |  발행일 2016-12-16 제17면
[문화산책] 숱한 거절이 있은 다음에야

우리는, 나는 왜 거절을 못하는 것일까. 최근에 거절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있었던가. 전략경영의 대가 마이클 포터는 “전략의 요체는 선택이 아니라 포기”라고 말한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가 중요하며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전략은 ‘독특하고 가치 있는 위치를 만들어내는 것(the creation of a unique and valuable position)’이며 남들이 쉽사리 따라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더 좋은 것이 되기보다 독특한 것이 되고, 모든 것을 다 하는 것보다 오직 한 가지를 탁월하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잘하겠다는 말은 결국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내가 압도적으로 탁월한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아니다. 그저 평범하다.

때로는 그저 평범한 나 같은 이도 어느 한 부분은 조금 더 반짝거릴 때가 있다. ‘한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때 근소한 물리적 차이를 주된 심리적 차이로 확대하는 것이 프레임이다. 디즈니월드와 달리 실제 영화를 찍는다는 차이점 하나로 어른들의 디즈니월드가 된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이런 프레임 안에서 사람들은 강점으로만 바라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처하게 되는 ‘한계적 우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 프레임인 셈이다. 이 전략이 작동되려면 근소한 차이, 그 디테일에 시간을 내어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곧 연말이다. 연말은 다른 삶의 모습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는, 1년 중 몇 안 되는 시기다. 다짐의 때이기도 하다. 새해에는 수십, 수백 가지 거절이 넘치는 일상이길 꿈꾼다. 그런 삶이면 좋겠다. 그리고 그 정중하고 단호한 거절의 뒷맛이 다소 쌉싸래하더라도, 명분 하나가 오롯이 살아 숨 쉬었으면 좋겠다. 스스로가 세우고 뭇사람들이 공감한 명분으로 각자의 프레임이 생겼으면 한다.

잡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혁신은 수만 가지 근사한 생각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이미 알고 있는 그 한 가지를 톺아보자. 다시 중심을 세우고 흐름을 타기 좋은 시절이다. 그렇게 작정해본다. 김원한 (커뮤니티와 경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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