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위기의 클래식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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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7  |  수정 2017-01-27 07:36  |  발행일 2017-01-27 제17면
[문화산책] 위기의 클래식 음악
조현진 <성악가, 저널리스트>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모하는 현대 문명에서 수 세기 전의 예술인 오페라와 같은 클래식 음악은 침체기에 빠져있다. 오페라가 예술의 중심이던 시대는 지났으며, 오페라를 보러 가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심지어 ‘오페라의 고향’인 이탈리아조차 현재 70% 이상의 오페라 극장이 파산하고 있으며 관객은 고령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줄어드는 티켓 판매 속에 재정위기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06년 새로 부임한 피터 겔브 단장은 과감한 개혁을 통해 티켓 판매량을 23% 증가시키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사양산업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오페라를 그는 어떻게 살려냈을까?

소니 클래식의 사장이던 시절 그는 첼리스트 요요마의 팝음악 연주, 팝가수 샬롯 처치의 클래식 데뷔 같은 전략으로 수많은 비평가와 전문가에게서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오페라의 정통성을 해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혁신적이어서, 기존의 소비층은 그대로 유지되며 새로운 소비층인 젊은이들까지 끌어들이게 됐다.

클래식 음악이 고전적인 마케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오페라의 대중화’를 모토로 부임 후 첫 시즌 오프닝을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수천 명을 대상으로 무료 생중계하였다. 이후 이것은 세계 각국의 1천700개 영화관에서 상영하게 됐다. 이는 어렵고 지겹다고 인식되어 온 오페라를 대중화시키며 오랜 기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100편 이상의 오페라를 시청할 수 있는 iPad 앱을 출시했고, 기존 레퍼토리를 내리고 영화, 뮤지컬, 연극 감독을 고용해 오페라와 팝의 결합을 시도, 젊은 관중을 성공적으로 유혹했다. 또 150~300달러인 오케스트라 좌석을 25달러 러시티켓으로 판매해 엘리트와 상류층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게 했다.

현재 뮤지컬, 팝, 클래식 티켓 중 극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오페라 티켓이며, 놀라운 것은 이 중 40%는 오페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관객이라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상영한 후 75%였던 오페라 좌석점유율이 80%로 증가했고, 평균 연령대가 62세에서 57세로 낮아졌다.

그의 성공사례를 통해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한국 클래식음악을 어떻게 살릴지 모색할 수 있다. 클래식음악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수 세기 전의 예술이나, 시간이 지남에도 그 정신은 지금도 이어지며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해서 이 예술이 가지는 의미를 깨달으며 어떻게 부흥시킬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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