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현주 <메시지캠프 기획팀장> |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 ‘소통’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이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소통형 리더라고 주장하는 사회지도층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소통하는 리더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 소통이라는 단어는 진부하다 못해 공허한 느낌마저 든다. 소통은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트렌드가 아니다. 우리는 보통 옳은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기지만, 리더의 생각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관리자와 실무자의 의견이 다르며, 하부 조직 간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마련이다. 또한 그에 대한 리더의 선택이 조직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만큼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회사들은 상석이 없는 원형 테이블을 들여놓고 파티션을 없애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물리적인 벽은 허물었을지언정 마음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회의는 의사소통 없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암묵적인 약속이라도 한 듯 CEO의 의견은 곧 결론이 된다.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하시오’라는 말은 CEO의 의견에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리더가 기꺼이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데 왜 따라주지 않느냐라는 비난은 왜 부하 직원들의 몫인 걸까. CEO라는 이름이 주는 중압감이 그만큼 큰 법이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검증을 원하는 관리자라면 단순히 파티션을 없애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소통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그 원인을 드러내지 않고 찾는 해결책은 진정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소통하는 조직과 아닌 조직을 구분하는 기준은 리더의 의지다. 내가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반론을 경청할 수 있는 아량과 부하 직원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조직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의견을 수렴한 이후에 최종 결정은 리더의 몫이다. 어떤 결정이 옳은지에 대한 매뉴얼이 없으면 리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수반한다. 안타깝게도 관리자들은 책임전가를 할 수 있는 비겁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독선적인 리더는 귀를 닫고 살고, 책임회피형 리더는 의논과 토론을 구실로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고자 한다. 의사 결정은 제멋대로 하고 책임은 부하 직원에게 미루는 리더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것이다. 왕관을 쓴 자, 소통과 책임의 무게를 견뎌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당신은 소통하고 있습니까](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2/20170207.0102507562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