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당신은 직진입니까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2-28  |  수정 2017-02-28 08:04  |  발행일 2017-02-28 제25면
[문화산책] 당신은 직진입니까
안현주 <메시지캠프 기획팀장>

‘돌아서 가다’라는 말에 대해 곱씹어 본다. 원래의 방향에서 벗어나 먼 곳을 둘러 가는 낭비적이고 부정적인 느낌을 쉽게 지울 수가 없다. 당신의 삶에서 돌아서 간 시간보다 직진이었던 적이 더 많은가. 아니면 돌아가느라 허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로 가득한가. 이따금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을 때가 있다. 모든 일을 겪고 나서야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 쉽게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데 굳이 돌아가려는 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나도 지름길로 갈 수 있는 길을 돌아가라 하지 않겠다. 하지만 처음 가는 길에 지름길을 알지 못하는 것이 흠이 되는가. 헛수고가 정말 삽질 헛수고로 끝나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일에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결과를 얻고자 하고 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닌데 왜 굳이 효율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가.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거절은 당신의 직진을 멈춰 세우는 빨간 신호등 같은 것이다. 어쩌다 한 번 일어날 일처럼 들리지만 어찌 보면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배우 다니엘 헤니는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오디션에 200번 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원하는 기회를 얻지 못하면 그 순간에는 지치고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내가 겪을 수많은 거절 중에 하나일 뿐이지 세상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당신에 대해 주관적으로 평가하며 부득이하게도 당신의 일부분만을 보고 결정 내린다. 때문에 그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당신 전부에 대한 거절로 확대 해석하지 말 것, 그리고 좌절할 수 있지만 금방 회복될 것. 이것이 거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말은 너무 이상적일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많은 거절을 당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 나이 때는 헛수고도 괜찮고 바보짓도 괜찮다지만 정작 자신이 그런 상황이 되면 여유로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곧으면 부러진다고 하지 않는가. 운이 좋아서 직진으로만 달려온 사람은 작은 실패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세상에는 나의 노력을 쏟아부어도 가지지 못하는 것이 많다. 생각보다 늦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거절이 두려워 지레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사람은 위기에 강해지는 법이다. 조금 돌아가면 어떠한가. 조급하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닌데 말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