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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녘 <성악가> |
나는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성악가를 보았는데, 그의 소리는 일반 대중가수들과는 다른 방식의 발성이었다. 가사가 잘 들리진 않았지만 뭔가 굉장히 우렁찬 소리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 그때부터였을까, 일반적이지 않은 발성의 노래를 부르는 게 흥미로웠고, 장래희망란에 나도 모르게 ‘성악가’라고 쓰며 멋진 성악가가 될 것이라고 주위에도 이야기를 했다.
어려서부터 지역에서 열리는 동요대회, 장기자랑 발표회, 가요대회 등에 꼬박꼬박 나가며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재미있고, 노래가 끝난 후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큰 기쁨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음악담당 선생님들이 성악을 공부해볼 생각이 없냐고 많이 권유했다. 하지만 내가 자란 곳은 경남 거창이란 작은 도시였고, 거창엔 전문적으로 성악을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이 없었다. 그리고 중3이 되어 진학을 고민하던 중 같은 반 친구 중 한 명이 경북예술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호른’이란 악기를 배우러 대구에 자주 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경북예고에 가면 성악을 배울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부모님께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교육자인 아버지는 “우리 집이 남들처럼 부유한 집안은 아니지만 너희들 교육에 관한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이니 하고 싶은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라”고 늘 말씀하셨는데, 막상 예술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겠다고 하니 많이 당황하며 며칠을 고민하신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을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경북예고 교무실에 찾아가 입학을 하고 싶은데 자료가 없어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하니, 음악담당 선생님은 입학을 위해선 입시를 봐야 한다며 선생님 한 분을 소개해주셨다.
무작정 그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 입시를 위해 성악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가겠다고 했으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늦은 시기에 배우려는 나를 염려스러워하며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붙고 떨어지는 것은 운명이니 선생님께서는 입학에 대한 부담은 가지지 마시고 지도에만 집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하셨다.
이날이 생애 처음으로 성악을 배운 날이자 입시 지도자인 김성남 선생님을 처음 만난 날이다. 선생님은 한 달 반이지만 성심성의껏 나를 지도해주셨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경북예고에 진학하게 되었다. 김동녘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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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의 성악이야기1](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3/20170302.0102407574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