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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준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 |
대구는 영화와 관련한 일반적인 인프라들이 그리 잘 갖추어진 도시가 아니다. 대학의 영화과는 사실상 모두 없어졌고, 광역 시·도 단위에는 거의 다 있는 영상위원회도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대구에는 올해 18년째를 맞는 대구단편영화제가 있고, 12년째 운영 중인 예술영화전용관과 서울 외에는 최초로 설립된 독립영화전용관도 있다. 1인당 영화관람 횟수는 연 4.81회(2016년 기준)로 전국에서 넷째로 높다. 많은 젊은 영화인들이 서울로 떠나갔지만, 여전히 대구에 남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존재한다. 그들이 만든 영화들이 최근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에 영화와 관련한 인프라가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문화의 다양성과 영화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향유라는 측면에서는 제법 그 저변이 넓은 편이다.
여기 그 저변을 더욱 넓혀줄 특별한 시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지난주 개관한 ‘스크린씨눈X동성아트홀’ 배리어프리 영화 전용관이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는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생활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장애인이나 노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주택이나 공공시설 등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물리적인 장벽(Barrier)을 없애자(Free)는 운동으로 전개됐다. 지금은 건축뿐 아니라 제도적·법률적 장벽을 비롯해 장애인이나 노인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과 같은 심리적 장벽들을 허물자는 의미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장벽을 없애자는 배리어프리 운동의 취지에 따라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화면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한글자막을 넣어, 시각·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노인,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등 누구라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를 말한다.
배리어프리 영화 전용관은 문화를 향유함에 있어 소외되거나 배제됨이 없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문화시설이 지향해야 할 공공적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대구에 영화와 관련한 새 인프라가 으리으리한 건물이나 국제적 명성을 좇는 행사 따위가 아닌, 공공적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둔 배리어프리 영화 전용관이라는 건 새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이 영화관을 통해 그 가치의 확산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여러 장벽이 허물어지길 바란다.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배리어프리 영화 전용관 ‘스크린씨눈X동성아트홀’의 활동을 기대하고, 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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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장벽을 허무는 영화관](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4/20170405.01023075936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