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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은 <한국화가> |
7년 전 나는 스킨 스쿠버 강사를 하던 오빠에게 스킨 스쿠버를 배운 적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상의 세상이 아닌 바다 속 세상을 너무나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바다 입수를 위해 찾아간 곳은 포항이었다. 난생 처음 해저 20m를 마주할 순간에 나의 마음 상태는 두려움과 설렘의 공존이었다.
약간의 공포감과 함께 큰 기대를 안고 들어갔던 바다 속. 해저 1m, 2m, 5m, 10m…. 한참을 바다 밑으로 떨어지면서 나의 공포감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빛은 사라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또 우리가 입수한 곳은 뿌옇게 흐려 시야가 아주 안 좋은 환경이었다. 눈앞이 절벽 같고, 시커먼 벽으로 둘러싸인 것 같은 느낌에 공포감은 너무나도 커졌고, 20m 정도 내려갔을 때 허우적거리던 내 발은 땅에 닿았다. 더 이상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공포감은 사라졌지만, 내가 보고자 했던 바다 속 세상이 아니라 당황스러웠고 막막한 어둠만을 대할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나는 함께 입수한 짝을 놓쳐 버렸다.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곧장 올라가지 않았다. 무서워서 금세 올라왔다고 회원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공기량을 체크하면서 몇 분 정도 지나자 두려움이 커져왔고, 결국 나는 부력을 채워서 몸을 떠오르게 하는 스위치를 눌렀다.
산소가 곧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압박감 속에 떠오르면서 머리 위로 점점 밝아오는 수면의 빛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마치 천국을 향해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아찔한 순간과 해저의 막막한 어둠이 기억에 남아있고, 살아가면서 눈앞이 캄캄한 순간이 오면, 그때의 그 막막한 어둠의 벽과 함께 찬란한 빛을 마주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며칠전 나는 아트부산 행사장을 다녀왔다. 나의 작품을 전속 갤러리인 키다리갤러리를 통해 전시하기에 오프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 규모가 큰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모든 작가의 심정은 스킨 스쿠버의 첫 입수 순간처럼 항상 긴장된다. 많은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마치 그 바다 속에서 나의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어둠의 벽을 대하고 있던 순간과 같은 기분이다.
아트페어에 전시하고 있는 모든 젊은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면으로 떠오르며 바라보았던 그 찬란한 햇살의 물결처럼 많은 관람객이 젊은 작가에게 희망의 빛과 같은 그런 존재가 되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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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둠 속의 빛](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6/20170605.0102407494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