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우리들의 사계절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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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7  |  수정 2017-09-05 11:11  |  발행일 2017-07-27 제21면
20170727
송효정 <피아니스트>

오늘날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나날이 편리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사회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 어떠한 문명 발달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위대함 앞에 겸손해지고 순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래서일까. 문화예술분야에는 영원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을 자연의 섭리에 따른 사계절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몇 년 전 ‘20세기 기독교가 가장 사랑한 상담자’라는 수식어를 가진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가 선보인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책이 눈에 띈다. 인생의 발달 단계를 사계절에 비유하여 우리가 어떻게 어린 시절(봄)에서 성숙(여름)하여 노년기(가을)를 거쳐 죽음과 그 너머의 겨울에 이르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각자의 삶을 단계별로 살펴보며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인생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하는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각각 계절의 변화에 따른 색다른 매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사계(四季)’라고 하면 대중은 이탈리아 작곡가 비발디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비발디의 ‘사계’는 1번부터 차례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4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되어 있다.

비발디 이외에도 많은 작곡가들이 각기 다른 장르의 ‘사계’를 작곡하였다. 그중 대표적으로 하이든은 종교적인 내용을 다룬 대규모 합창극인 오라토리오 ‘사계’를 내놓았다. 차이콥스키는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라는 부제를 가진 피아노 소품집 ‘사계’를 작곡하였는데, 6번 ‘뱃노래’와 10번 ‘가을의 노래’가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자주 연주되지 않지만, 글라주노프의 ‘사계’ 역시 발레음악을 대표한다. 탱고 음악, 반도네온 연주자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의 ‘사계’는 비발디의 사계에 대한 경외로 작곡된 모음곡으로, 특이하게도 ‘여름’부터 작곡되었다. 클래식, 탱고, 재즈적인 요소가 골고루 섞여 있어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곡이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었다. 여름만이 가지는 계절적인 싱그러움 때문인지 유독 여름에는 각양각색의 축제들이 넘쳐난다. 특색 있는 지역 축제, 책 축제, 다양한 음악 축제에 들러 아름다운 자연, 책, 음악을 즐겨보자. 각자 위치에 따른 삶의 사계절이 주는 행복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내면의 여유와 양식을 풍성하게 채우고, 나아가서 한층 더 건강하고 성숙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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