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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구에서 록밴드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정연우라고 합니다. 지면을 통해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참으로 영광스럽네요. 앞으로 저 자신과 제가 몸담고 있는 공간들, 그 속에서의 삶과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게 될 텐데요. 앞서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미리 간단히 소개드릴까 합니다.
저는 대학 4년 반을 서울에서, 군대 2년여를 원주에서 지낸 것을 제외하고는 대구에서만 생활한 ‘지역 토박이’입니다. 사실 대구라는 곳이 너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내가 자라온 곳에서 만난 삶들과 사람들이 좋고, 나아가 ‘지역(Local)’의 가치가 제가 가진 가치관과 꿈에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길지 않은 서울 생활 동안 소위 그 잘나가는 ‘중앙’의 사람들의 삶이 제게는 많이 낯설고 힘겨웠습니다. 많은 자원과 재원이 몰려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 또한 몰려 있는 곳. 많아서 진짜를 찾기는 더 어렵고, 너무 커서 내 설 자리는 작아지는…. 그곳에 정작 주인은 없어 보였고, 저 같은 사람이 삶을 꾸려나가기엔 숨이 막히더군요. 결국에 싫든 좋든 제가 쓰는 사투리처럼 내 몸 안에 시간과 삶으로 배어 있을 고향, 대구로 돌아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지역에서 음악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대구에 내려와서 영어 강사 등 여러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까’를 고민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더군요. 결국에 서른둘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좋아하는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음악생활도 쉽지 않은 것이지만, ‘지역’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더군요. 지역의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만큼 대중과 시민의 지역음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너무 낮았고 여러 여건이 황폐하기까지 했습니다.
음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한국의 현실속에, 그 속에서도 더 녹록지 않은 지역의 현실 에 힘겨운 20대를 보내고 있는 적지 않은 후배들이 음악을 포기하거나 서울로 떠났습니다. 서울에 올라간다고 해도 제대로 된 음악생활을 누릴 수 있는 친구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후배가 생활의 어려움을 겪다가 대구로 다시 내려오거나 역시나 음악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현재 음악의 내적·외적 성장을 꾀하기 위해 많은 지역음악인이 노력 중이고, 저 또한 밴드생활과 함께 공연장·연습실 운영, 축제감독, 음악인 연대체 마련 등 여러 가지를 모색해오면서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네요. 짧은 글 속에 말씀드린 저의 삶에는 지역의 젊은 음악인들의 삶 또한 녹아있습니다. 앞으로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보려 합니다. 정연우<밴드 레미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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