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현풍곽씨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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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9  |  수정 2017-12-19 07:54  |  발행일 2017-12-19 제25면
[문화산책] 현풍곽씨언간
제갈덕주<경북대 한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대구시는 올해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며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했다. 2018년에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새로운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주목할 만한 지역 문화유산으로는 현풍곽씨언간이 있다. 현풍곽씨언간은 현풍에서 출토된 한글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언간이란 조선시대에 작성된 한글편지를 뜻하는 것인데, 이러한 한글편지들은 주로 그 편지와 관련된 인물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소장자가 죽은 후 무덤에 함께 묻어준 편지들인데 현대에 와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출토되고 있다.

현풍곽씨언간의 경우도 현풍곽씨 집안의 묘에서 출토되었다. 편지를 쓴 인물은 곽주 선생이며 출토지는 현풍 석문산성에 위치한 진주하씨 부인의 묘이다. 현풍곽씨는 홍의장군 곽재우 선생을 배출한 집안으로, 곽주 선생은 곽재우 선생의 조카다. 현풍곽씨는 대구·경북 인근에서 활동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해 왔다. 곽주 선생의 후손인 곽동환 운경재단 이사장이 2006년 현풍곽씨언간을 포함한 출토 유물 250여 점을 국립대구박물관에 기증하면서 관련 유물들도 알려지게 되었다.

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주로 부부, 가족, 형제 등 아주 밀접한 관계의 사람들과 주고받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한글편지에는 그 당시의 생활상이 그대로 담겨 있고, 당사자 간의 애정과 사랑이 녹아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아픔을 달래며, 행복을 나누는 삶의 향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한글편지다. 따라서 한글편지는 소통이라고 하는 한글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현풍곽씨언간을 비롯하여 나신걸언간, 순천김씨언간, 이동표언간, 김정희언간, 원이엄마편지 등이 있다. 이러한 소중한 한글편지들을 하나로 묶어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면, 한글의 우수성과 함께 아름다운 전통적 가정의 진면목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풍곽씨언간은 한글편지 가운데서도 분량으로나 내용에서 손에 꼽힐 만큼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대구시가 중심이 되어 한글편지의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대구시는 또 한 번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는 기록을 세울 것임이 틀림없다.제갈덕주<경북대 한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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